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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일 2011-02-15
미디어 주간경향
[표지인물]첫번째 주간경향 시사콘서트 성황
2011 02/15주간경향 912호
 
ㆍ“여럿이 함께 가면 길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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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탁현민 교수(왼쪽)와 신영복 교수. 두 사람은 스승과 제자 사이이기도 하다.

 
1월 25일 카타르 도하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아시안컵 4강전 한·일전이 열렸던 날,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도 긴장했다. 축구경기의 승패 때문이 아니다. 축구 한·일전이 벌어졌던 날은 <주간경향>과 탁 교수가 함께 하는 장기 프로젝트 ‘탁현민의 시사콘서트’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날이기도 했다. 시사콘서트는 처음부터 축구 한·일전에 맞서(?)는 ‘무한도전’이었던 것. 시사 강연과 인디 밴드의 공연이 잘 어우러질 수 있을까 하는 우려는 공연 내내 계속됐다. 하지만 우려는 우려에 불과했다. ‘시사콘서트’라는 특별한 형식의 공연은 관객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신영복 교수 “출소 이후 진짜 자유 고민”
1월 25일 저녁 7시부터 8시까지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430석 규모)에는 400명을 훌쩍 뛰어넘는 관객들이 몰려왔다. 관객석이 거의 차서 공연을 준비하던 스태프들이 정신없이 뛰어다녀야 했다. 공연 시작 30분 전부터 티켓 교환처에는 길게 줄이 늘어서기 시작했다. 티켓을 교환하기 위해 줄을 선 관객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사람이 몰려들 줄 몰랐다”며 놀라는 모습들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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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남·김진업·박경태 성공회대 교수가 참여하고 있는 직장인 밴드 ‘더숲 트리오’.


예약자들이 공연장에 모두 들어온 8시 15분, 공연장의 불이 꺼졌다. 무대에 설치된 화면에 이날 사회를 맡은 탁현민 교수의 소개 영상이 흘러나왔다. 마치 콘서트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재기 넘치고 흥겨운 영상에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입담 좋은 ‘일단은, 준석이들’ 밴드가 들썩이는 공연장 분위기를 한껏 달아오르게 했다. 기타를 치고 타악기를 두드리면서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탁 교수가 트위터에 홍보를 할 때 우리를 ‘등’이라고 소개했는데, 우리의 이름은 ‘일단은, 준석이들’이다(탁 교수가 트위터로 시사콘서트 홍보를 할 때 ‘더숲트리오’ ‘좋아서 하는 밴드’ 등이 출연한다고 했던 글을 이야기함)”라는 우스개에 관객들의 웃음이 터졌다.

오프닝 공연이 끝나자 탁 교수가 천사 날개를 등에 달고 무대에 등장했다. 관객들이 박수와 웃음으로 맞이했다. ‘현빈 대신 현민’이라고 쓴 종이를 들고 온 관객의 모습이 무대 화면에 비치자 관객석은 웃음과 환호성으로 들썩였다. 1만3000여명의 트위터 팔로어를 가지고 있는 탁 교수의 인기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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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시사콘서트는 400여개의 객석을 모두 채울 만큼 큰 호응을 얻었다.


탁 교수가 “관객들에게 줄 선물”이라며 무대에 ‘안상수표 폭탄’인 ‘보온병’을 내놓았다. 탁 교수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을 이야기하고,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말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를 평가했다. 이날 탁 교수가 관객석에 던진 질문은 “이명박 대통령 때문에 나의 삶이 바뀐 것”이었다. 탁 교수는 트위터에 올라왔던 “누구도 그보다 낫다. 사람에 대한 이해가 넓어졌다” 등의 글을 소개했다. 탁 교수의 유머에 관객들은 마냥 즐겁게 웃었다.

이날 강연자인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소개됐다. 보통의 강연장과는 다른 분위기에 “이런 분위기인지 몰랐다. 제자이자 같은 학교 선생인 탁 교수에게 낚인 것 같다”면서 웃었다. 함께 웃고 떠들던 공연장은 신 교수의 등장으로 일순간 차분해졌다.

이날 신 교수는 “자유는 ‘자기의 이유로 걸어가는 것’”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관객들에게 펼쳐놓았다. 신 교수의 강연이 시작되자 ‘노트에 무언가를 적는 관객’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촬영하는 관객’이 보였다. 관객들은 신 교수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강연이 시작되자 왁자지껄했던 공연장은 대학 강의실처럼 조용한 공간으로 변했다.

“감옥에 있을 때는 자유는 무조건 출소였다. 일단 감옥만 벗어나면 자유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출소 이후에 진짜 자유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됐다”면서 “오늘은 여러분과 자유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같이 공유해보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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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콘서트의 고정을 노리는 ‘일단은, 준석이들’ 밴드는 재미있는 입담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신 교수는 컴퓨터에 준비해온 강연 내용을 무대 화면에 비춰가면서 강연을 이어나갔다. 20년 동안 감옥에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을 곁들이면서 자칫 무거울 수 있는 강연의 완급을 조절했다. ‘나무가 혼자 있을 때보다 숲속에 있을 때 진정한 자유가 있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연대’와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

“감옥은 나의 대학이었다. 처음 나도 근대적인 문맥에 갇혀 있었다. 감옥에 있는 재소자를 대상화하고 타자화하고 분석했다. 그런데 그 사람들과 긴긴 밤을 서로 이야기하면서 (근대적인 문맥을) 많이 깼고, 그들을 차츰 이해하게 됐다. 공감하게 된 것이다.”

알아서 관람료 내는 후불제 공연
강연 예정시간 50분을 훌쩍 넘어 1시간이 지나갔다. 신 교수는 “여럿이 함께 가면 길이 생긴다. 자유는 성찰이며 변혁이다”라는 말로 강연을 끝냈고, 한 번 시작된 관객들의 박수소리는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탁 교수가 무대로 나와 관객들의 질문을 받았다. “내가 가진 문맥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실제로 어떻게 해야 하나” “자기의 이유 때문에 타인과의 관계가 안 좋아지면 어떻게 하나” 등의 질문이 나왔다. 자신의 틀을 깨고 싶은데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신 교수는 “혼자 해내기 어렵다. 작은 숲을 만들어라. 자신의 얼굴을 물에 비추지 말고 사람에게 비춰야 한다”며 연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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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콘서트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좋아서 하는 밴드’는 서민들의 삶을 애절하게 표현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 후 김창남·김진업·박경태 성공회대 교수가 참여하고 있는 ‘더숲 트리오’의 공연, 고재열 시사인 기자와 탁 교수의 시사방담이 이어졌다. 10시가 훌쩍 넘은 시간 시사콘서트의 마지막은 ‘좋아서 하는 밴드’의 공연이었다. 이들은 소시민의 삶을 보여주는 조용하고 묵직한 노래로 사랑을 받았다.

저녁 11시 가까이, 첫 번째 시사콘서트가 끝났다. 후불제 공연인 만큼 관객들은 들어올 때 받았던 봉투에 관람료를 넣고 공연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탁현민의 시사콘서트’는 2월에도 계속된다. 두 번째 시사콘서트에는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 교수와 선대인 김광수연구소 부소장이 강연자로 초대됐다. 2월 23일 한국불교역사 문화기념관 공연장에서 열리는 탁현민의 시사콘서트에 참여하려면 인터넷 카페(cafe.naver.com/taksisa)에서 예약을 해야 한다.

<글·최영진 기자 cyj@kyunghyang.com, 사진·김석구 기자 sg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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