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호를 통통어린이집에 데려주는 날이면
건호랑 나랑 치르는 간단한 의식
하이파이브 2번하고 인사하고
...
건호는 얼른 1층 계단 중간의 창문 앞으로 올라간다
어린이집을 나가는 나에게 창문 너머로 "아빠 안녕~"
손을 흔든다.
그리고 다시 2층으로 창문 앞으로 힘껏 뛰어올라가
골목을 나서는 내게 "아빠~ 안녕~" 크게 외치며 손을 흔든다.
멀어지는 아빠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한 층 더 올라가는 아이의 마음이
고마우면서 한편으로는 짠하다~
***
건호의 그 의식을 볼 때 마다
왕지환의 '관작루에 오르다' 5언 절구 한 수가 생각난다.
해는 산으로 지고, 황하 바다로 흐르는데.
천 리 다 보려고, 다시 한 층 더 오르네.
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
(욕궁천리목 갱상일층루)
[王之渙, 登鸛雀樓]
저 어린 것도 아빠 모습을 조금 더 보겠다고
그렇게 계단을 오르는데
혹시 나는 계단 앞에서 멈춰 있는 것은 아닌지......
나는 무엇을 위해/ 어디로 다시 한 층을 더 올라야
하는지 곰곰히 생각해본다.
더 행복하고, 더 즐겁고, 더 아름다운
삶을 위해 올라야할 계단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아~ 어제 출장때문에 여의도 나꼼수
못간 것이 못내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