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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창] 조오현 스님의 행복론

 

아무리 귀한 금가루도 눈에 넣으면 병이 된다. 금도 번지수를 잘못 찾으면 화근이 된다는 말이다. 부처의 말씀록인 8만4천경도 내 마음에 와 닿지 않으면 ‘도로아미타불’일 뿐이다. 남의 깨달음이 나의 깨달음이 되지 못하고, 남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 된다는 법이 없다. 그래서 소통이 절실해진다.

 

누구나 행복을 갈구하며 행복하라고 덕담해주는 새해다. 그런데도 행복해지지 못한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행복담론이 행복하게 못 해주는 세상에 한 노승이 던진 법담에 눈이 번쩍 뜨인다. 조오현(82) 스님의 <우리가 행복해지려면>(문학의 문학)이다.

 

300여쪽 가운데 오래전 법문을 빼고 불과 50여쪽에 불과한 새로운 언설이 가슴을 콕 찌르는 것은 벽장 속에 유폐된 구두선이 아닌 때문일 것이다.

 

새해 종교 지도자들의 덕담은 ‘긍정적으로 살자’가 대세다. 그런데 그는 아니다.

 

“욕망을 내버려 두면 아주 고약하고 몹쓸 것이 되기 쉽다. 정치를 해도 부정을 저지르기 쉽고, 경제를 해도 사기를 치고, 문학을 하면 표절을 하고, 스포츠를 하면 규칙을 지키지 않게 된다. 그래서 부정을 배제해야 한다.”

 

그는 ‘그런 못된 욕망을 부정하고 배제할 때 위대한 정치와 위대한 경제가 만들어진다’고 했다. ‘전면부정’을 통해 ‘전면긍정’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엔 종교와 정치의 관계도 담겨 있다. 지은이는 “부처님도 정치를 할까 생각한 적이 있다”고 말한다. 석가모니의 모국인 카필라 왕국이 멸망할 때였다. 이때 붓다의 지혜로 관찰한 결과 정치인이 되는 것보다 더 시급한 것 역시 ‘욕망의 극복’이었다고 한다.
 

손잡고오르는집.jpg
-북악산 동쪽 끝에 자리한 서울 정릉 흥천사의 조오현 스님 거처인 조실당에 걸린 편액. 유동영 제공-

 

욕망을 내버려두면 몹쓸 게 된다
못된 욕망을 부정하고 배제하라
부처님 역시 욕망의 극복체다
좋은 관계란 비위 맞춰주는 것
무소유란 애시당초 불가능하다
욕망 절제하고 서로 더 잘해주면
세상이 달라지고 나는 행복해진다


그는 ‘부처님도 석가족이 멸망할 때 머리가 펄펄 끓을 만큼 고통을 느꼈고, 전쟁을 막기 위해 나 홀로 반전시위를 했다’고 말한다. 따라서 ‘내 목숨이 소중하다면 다른 생명도 중요하니 자기에게 관대한 것처럼 남에게도 관대하라며 전쟁을 발 벗고 반대한 부처님도 반전운동가였다’는 것이다.

 

그는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사과를 받아야겠다거나 용서를 못 하겠다는 것은 감정싸움이나 핑계에 불과하거나 자기 것을 빼앗길까 봐 두려워하는 기득권층의 인식이나 강대국의 이해관계란 장단에 춤추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는 “우리 국민이 살아갈 길은 부산에서 출발한 열차가 이북·시베리아를 거쳐 유럽의 여러 나라에 도착하는 길뿐이며, 만약 이대로 남북철도가 연결되지 않고 미움과 분단이 지속된다면 우리 국민은 숨통이 막히고 말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은이는 설악산의 정신적 지주인 신흥사 조실이고, 만해축전과 만해상의 창시자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 이사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연배, 그 직함으론 이해 불가능할 만큼의 유연하고 파격적인 언설을 이어간다.

 

“애초에 ‘영원한 사랑’ 같은 건 없다”는 게 그의 사랑론이다. 사랑의 대상도 변하고, 나도 변해간다는 것이다. 이를 아는 것만으로도 사랑으로 인한 억울함과 괴로움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재밌는 것이 소통론이다. 그는 “좋은 인간관계란 서로 비위를 맞춰 주는 관계”라고 한다. 서로 비위를 맞춰 주되 세련되게 맞춰 주는 것이 사회에서 말하는 ‘교양’이라는 것이다. 이때 ‘내 가족이나 내 편 등 몇몇 사람에게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서로에게 잘해 주고 비위 맞추기를 잘해야 세상이 달라진다’는 게 그의 충고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란 책으로 ‘무소유’는 한국 불교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무소유란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못박는다. 석가모니도 옷을 입어야 하고 밥을 먹어야 하고 서리를 피할 집에서 잠을 자야 한다는 것이고 그러자면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불교에서 무소유는 소유 자체를 부정하라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을 영원한 것으로 착각한 데서 나타나는, 지나친 탐욕과 집착을 줄여야 편안해진다는 것이다. 돈을 벌어야 하지만 정당하게 벌고 정당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조선시대 기인 토정 이지함의 말을 빌려 “빈털터리나 거지가 청빈하고 무소유한 사람이 아니라 ‘능히 가질 수 있는 자’가 가지지 않을 때 청빈하고 무소유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지은이는 지난해 말부터 서울 정릉 흥천사에 머물고 있다. 조선왕조 태조 이성계가 세운 왕찰이다. 북악산 서쪽 끝에 청와대가 있다면, 동쪽 끝엔 흥천사가 있다. 그의 거처인 조실채엔 신영복 선생이 쓴 편액이 걸려 있다. 노승이 작명한 이름에 ‘우리가 행복해지려면?’의 길이 담긴 듯하다. 조실채 이름이 ‘손잡고 오르는 집’이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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