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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은 아프리카에 있어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정차별 정책에 맞서 싸운 레베카 가족 이야기!

흑인이란 이유로 '우리 집' 떠날 순 없어
[서평] <우리 집은 아프리카에 있어요>

    이명옥 (mmsarah)  


"얘야, 검은 얼룩이란 정부가 새롭게 백인들의 주택단지를 지으려는 흑인 마을을 지칭할 때 쓰는 말이야. 정부는 이곳, 바로 우리 마을 같은 곳을 검은 얼룩이라고 불러. 여기만한 곳도 드물지. 나지막한 언덕들로 둘러싸인 좋은 자연환경인데다, 도시에서도 그리 멀지 않으니까. 그래서 정부는 백인들을 위해 이곳에 주택단지를 건설하려는 것이지. 그리고 그들 말로는, 우리들은 어디 다른 곳으로 옮겨 가야 한다는 거야."

알버트 씨가 설명했다.

"그들은 우리를 함부로 뽑아 아무 데나 던져 버려도 되는 잡초쯤으로 여기는 게야. 우리는 이곳에 깊이 뿌리를 내렸어. 나무들처럼 말이야. 언제나 여기 있어 온 걸. 백인들이 나타나 검은 얼룩이니 어쩌니 하기 훨씬 전부터 여기에 살아 왔지. 내 할머니도 이곳에서 태어나 사셨고." (<우리 집은 아프리카에 있어요> 중에서)

<우리 집은 아프리카에 있어요>는 아홉 살 레베카와 그의 가족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정책에 맞서 싸운 실화를 바탕으로 쓴 이야기다.

인종차별하면 얼른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떠오를 것이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으로 흑인들을 철저하게 차별했다. '아파르트헤이트'는 원래는 분리·격리를 뜻하는 아프리칸스 언어다. 그러나 남아프리카에서는 소수의 백인이 다수의 흑인들을 정치적·경제적·사회적으로 차별하던 정책을 의미한다.



흑인 사는 곳은 '검은 얼룩'이라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흑인들은 백인 거주 지역에 살 수 없을 뿐 아니라, 1940년대까지도 백인과 함께 버스를 탈 수조차 없었다. 백인들은 흑인들이 살고 있는 도시 근교 흑인 거주 지역을 '검은 얼룩'이라 부르며 그 거주지를 빼앗아 백인들을 위한 거주지를 만들려고 한다.

정부의 비합리적인 정책에 반대하여 레베카와 그의 가족, 레코타 목사와 인권 변호인단은 인종차별 정책에 맞서며 이주를 거부한다. 아홉 살 레베카는 단짝 친구인 나니 네 집마저 밤중에 몰래 이사를 가버리자 한동안 공황상태에 빠진다. 레베카는 밤마다 집이 파괴되고 쫒기는 악몽에 시달리고, 정부는 악랄하고 교활한 방법으로 마을 주민들을 분리시킨다. 레베카의 아버지와 오빠 존은 남아있는 사람들과 힘을 합하여 그들의 마을과 가족을 지키는 일에 힘을 쏟는다.

예배를 마치고 난 뒤, 레코타 목사는 교회에 온 사람들에게 반드시 평화적으로 집회를 마칠 것을 당부했다.

"우리들은 질서 속에 집회를 치러야 합니다. 경찰이 우리에게 폭력을 사용할 어떤 빌미도 절대로 주어서는 안 돼요. 우리의 요구는 정당합니다. 우리들은 우리의 땅이면서, 동시에 우리가 속한 이곳에서 평화롭게 살기를 바랄 뿐이니까요."

그들의 힘을 합해  집회를 통해 백인들의 거대한 권력과 음모에 맞서며 국제적 관심을 끌어낸다. 그 과정 중에 레베카의 아버지와 집회 주동자인 알버트 등이 경찰에 연행되어 감옥에 갇히기도 한다. 국제적 관심이 고조되자, 주동자인 알버트를 제외한 사람들이 석방된다.

남아프리카 곳곳에서는 용기를 얻어 인종차별에 대항하는 연대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마침내 감옥에 갇혀 있던 넬슨 만델라가 석방된다. 1994년 만델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된 뒤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을 폐기한다.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점차 인종 평등을 실천하고 있다.



차별이 사라질 날을 희망하며...

인종 간의 갈등은 아니지만 대한민국은 자본에 의한 사람 차별이 심각한 인권 침해를 낳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다. 먼저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간의 갈등과 차별이 유독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달동네로 꼽히던 상계동 지역 일부가 개발되면서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연립과 새로 지은 아파트가 공존하게 됐다.

아파트 단지 내에 초등학교가 지어졌을 때 제일 먼저 반기를 든 사람들은 지역유지와 먹물 든 식자들이었다. 그들은 아파트 단지 내에 사는 아이들만으로 단지 내 초등학교 구성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연판장을 돌려가며 연립이나 무허가 판잣집에 사는 아이들의 전학을 막자는 서명을 받았다. 이유는 그 아이들을 받아들이면 학교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어디 그 뿐 일까? 우리들은 이주 노동자들을 눈에 띄게 경시하거나 차별하면서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심지어 아프리카 나라들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에게 음식을 팔지 않겠으니 나가라고 했다는 음식점도 있고, 건축 노동일을 하는 곳에 들어 선 '함바집'에서 흑인들은 음식점 한 귀퉁이에서 음식을 먹으라고 한 적도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대한민국은 사람 위에 사람 있고 사람 아래 또 다른 사람이 있는 계층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피부색이 좀 다르다고 해서, 돈이 좀 없다고 해서 모습이 좀 다르다고 해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마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선 아프리칸 아메리칸인 버락 오바마가 당선되는 세상인데, 유독 대한민국만은 우리보다 경제력이 약한 사람들과 이주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인종 간 분리 정책, 계층 간의 격차를 심화시키는 정책이 가져오는 인권침탈의 심각성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우리 사회가 차별 대신 인간 개인의 존엄성을 존중받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레베카, 두려워하지 마라. 단지 우리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우리가 살던 집을 떠나야 하는 거라면 아빠는 끝까지 싸울 거야. 우리 가족을 위해서."

레베카의 아빠가 어린 레베카에게 들려 준 말이지만, 나 또한 머잖아 아들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현아, 우리는 우리가 사는 이곳에 우리는 계속 살 수 있는 권리가 있어. 단지 우리가 돈이 없다는 이유로 여기서 더 먼 어딘가로 강제로 밀려나야 한다면 이 엄마는 끝까지 싸울 거야. 우리 가족의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덧붙이는 글 | <우리 집은 아프리카에 있어요>는 셰일라 고든이 글을 쓰고 박윤희가 그림을 그렸으며 홍영분이 옮겼고 웅진 주니어에서 펴냈습니다.

2009.01.02 12:07 ⓒ 2009 OhmyNews
출처 : 흑인이란 이유로 '우리 집' 떠날 순 없어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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