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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여러분들의 덕분으로 딸아이의 결혼식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배기표님을 통해 신영복 선생님께서 써주신 축하 메시지와
친필의 '처음처럼' 문구를 받았습니다.
어느 축하보다 너무나 값진 축하였습니다.
일전에 보내주신 ‘처음처럼’이란 글자도
잘 표구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두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너무나 소중하고 귀한 선물을
물려주게 되었습니다.

“신영복 선생님 감사합니다!!!”
"건강하셔야합니다!!"

전 그날 정신이 없어 놀토임에도 허둥지둥 달려오신
배기표님과 제대로 인사도 건네지 못하였습니다.


처음 저의 의도와 달리 딸아이가 자신들의 친구도
오는데 축하금을 안 받으면 어떻게 하냐고 해서
직접 받으라고 했더니 결혼식을 하는 사람이 무슨
정신으로 직접 받느냐며 신랑의 친구들이 받아주기로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전 딸아이의 친구가 무지 많은 줄 알았습니다.
달랑 5명 이었습니다.
'그럼 그렇지, 그 에미에 그 딸이지.'

결혼식 끝나자 친구들과 피로연을 한다고 꽃값으로
60만원을 받아갔습니다.
함이 안 들어왔으니 친구들은 각자 자신들이 알아서 하자고해서
그러라했더니 신랑신부 친구 합해 30명이 진탕마시고 먹고
백 만원이 나와 사이좋게 반으로 나누어냈답니다.

결혼 축의금은 8백 2십만원이 들어왔습니다.
형제들이 6백만원 그리고 나머지는 지인님들이
주신 것입니다.
청첩장을 보내지도 않았는데 예상외로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얼떨떨했습니다.
주기만 하다 처음으로 많은 돈을 받으니 너무나
황송해서 몸둘바를 몰랐습니다.
너무나 생소하고 이상한 기분이었습니다.


딸년은 다음날 아침 일찍 신혼여행을 떠나기 때문에 그날은
인천공항 근처 호텔에서 잔다고
호텔비 반값을 내놓으라고 해 받아갔습니다.
전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호텔비를 반으로 나눠 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모, 치아미백, 피부미용 등등 받을 것 다 받고 뽑을 것 다 뽑고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고 몸부림치고 알뜰하게 받아챙겼습니다.
휴~~~
누가 요새 딸 낳으면 웃는다고 했나요.

딸년은 도둑이라더니 옛말 하나도 그른 것 없습니다.

딸년이 결혼해서 살 집은 시집 쪽에서 4천을 내고 나머지는 자신들의 폐물값으로
천 만원을 합해 5천에 55만원 월세를 얻었습니다.
월세는 제가 내는 것으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우리집에서 산다는 것을 완강하게 반대하니 2천 만원을 내놨습니다.
딸년은 아주 큰 돈을 받았다고 황공해하기까지 하더군요.
그런데 직접 방을 보러 다니더니 2천 가지곤 쓰러져가는 뒷방 정도 얻는 것을 알고
풀이 죽더군요.
다시 시집에 난리를 쳐 겨우 2천 만원을 더 내고 나머지는 자신들이 일본에 들어갈 때
면세로 사기로 한 예물값을 더해 5천을 만들었습니다.
‘이 결혼 안 시키겠다’ ,‘사돈으로 얽히기 싫다’, 는 말까지 해
겨우 4천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축 쳐진 낙지처럼 몸져 누웠습니다.
더 이상은 내라고 할 건강이 없었습니다.
한번만 더 하다간 죽을 것 같았습니다.
정말 돈 버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결정적으로 그만 하기로 했던 이유는 안사돈을 만났을 때였습니다.
일을 많이 해 매듭이 굵어진, 고생에 정직한 손을 보고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저도 고생을 했지만 저보다 더 굵은 매듭이 저의 말문을 막았습니다.


참!!!
그리고 축의금을 받지 않는다고 했는데 배기표님이 축의금 봉투를 꺼내자 저리로 갖다 내라고 했습니다.
결혼식이 끝나고 돌아올 때, 봉투를 꺼내는 배기표님께 만류하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저리로 갖다가 내라고 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아!! 미친년, 미친년!! 내가 왜 그런 거지!!
사양하는 척이라도 했어야하는 것 아냐!!”
하지만 이미 받은 것, 그냥 고맙게 받기로 했습니다.

배기표님 감사합니다!!!

참! 그리고 정용하님께서 전화를 주셔서 선물을 보낸다고 하셨습니다.
이때는 제가 정신이 있던 때라 모두모임 때 받겠다고 정중히 사양하는 척
했는데도 보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일단 전 사양은 했으니,  뭐, 됐습니다.

정용하님이 아저씨인 걸 이번 전화를 받고서야 알았습니다.
전 총각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아마 정용하님 말씀처럼
이름과 얼굴을 따로 기억하고 있었나봅니다.

정용하님이 싱글인 걸 알고
결혼을 하시라고 했더니 찾고 있는 중이라고 하셔서
그럼 계속 찾으시며 사시라고 했습니다.

정용하님!!
대충 찾으십시오.
다 거기서 거깁니다.

아~~ 제가 또 주책을 부리고 있습니다.
더 추태를 부리기 전에 그만 써야겠습니다.

그럼 이만 총총……

아! 그리고 식이 끝나고 얼마간 정신을 차리자
김우종이가 생각났습니다

'녀석, 이럴 때 한 번 볼텐데……
잘 지내고 있냐?
어차피 갈 길인데 뭐가 그리 급해 새치기를 했냐……'

그리고,
"그리고"가 많아 죄송합니다.
김진숙님이 드디어 크레인에서 내려오셨더군요.
생각보다 건강해 보여 다행입니다.
마무리도 잘 되길 바래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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