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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모리의 마지막 수업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사람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루게릭 병으로 죽어가는 모리의 일상을 다룬 이 책은 우리에게 다시 한번 사랑이 무엇인지, 삶과 죽음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생생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이번에는 모리의 깊은 생각들이 잠언집으로 엮어져 나왔습니다. 아니 98년에 나왔지만 내마음에 와닿은 것이 최근이지요. 쉽고 평이한 말로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죽음 바로 앞에서의 묵상을 우리에게 나누어주고 그는 떠나갔습니다. 1995년 11월 4일 그의 육신은 숨을 멈추었고 그의 정신은   <모리의 마지막 수업>이란 책으로 남아 깊은 숨을 쉬고 있습니다.

이 책의 구상은 매우 단순합니다. 모리 선생님은 당신의 죽음을 통해서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들을 종식시키고 좀 더 편안하게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당신의 체험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몇 달동안 혼신의 힘을 다하여 이 책을 완성했습니다.

모리 선생님이 연필을 잡을 힘조차 없었기에 옷깃에 마이크를 꽂고 이 책의 내용을 구술해야 했습니다. 심한 기침과 발작으로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그는 최선을 다해 마지막 날까지 자신이 남기고자 하는 말을 잠언집의 형식으로 완성해냈습니다. 어쩌면 그의 마지막 강의록이라고 할수도 있겠지요.

그의 마지막 말이 심금을 울립니다, 우리는 누구나 인류 공동체의 한 부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너의 아픔이 곧 나의 아픔이 될 수 있는 인류애가 따라 나옵니다. 가장 기본적인 생각을 너무나 쉽게 잊고 사는 우리의 인생입니다.

죽음 앞에 무엇을 더 욕망하겠습니까? 그러나 모리 선생님의 이야기 중 환자에게도 사생활의 영역이 필요하다는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내가 질병으로 자유를 잃을 때는 누구보다도 먼저 내게 인간의 품위를 잃지 않도록 나만의 공간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감정의 방향을 바꾸어서 당면한 위기를 헤쳐나가라는 말도 가슴에 와 닿습니다.

오래전부터 이 책을 옆에 두고 보고 있었습니다만 이렇게 리뷰를 하고보니 생각이 정리가 됩니다. 죽음을 지혜롭게 맞을 수 있도록 매우 구체적인 도움을 일러주는 모리선생님은 이렇게 내게 또 한분의 은인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특히 남궁산 화백의 매화와 새를 주제로 한 그림들이 함께 있어서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림이 마치 음악처럼 죽음의 정서에 애틋함으로 다가오니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평온하게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 배려와 여유있는 편집이 책을 더 갖고 싶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책장을 덮었는데도 새소리가 들리는 듯하니 참 고마운 일입니다. 모리 선생님의 영혼을 위하여 큰절을 두 번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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