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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12.01.01 13:32

윷을 건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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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윷 놀 줄 아세요?"

"윷이요?"

"예."

"아이, 못해요."

"그냥 한 번 던져보세요."

부모님과 첫째 둘째 동생내외와 함께 윷 세 판을 놀고 나서 잠깐 쉬고 있던 중에 오고간 대화이다.

윳판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계시던 할머니에게 윷을 쥐어드리려고 하자

"그럼 한 번 가 볼까요?"

할머니가 윷판으로 다가가신다.

사실 나는 그냥 맨 바닥에 윷이나 한 번 던져 보시라고 한 건데...
할머니는 윷판에서 제대로 던져 보시려 한다. ^ ^;

아구 힘이 없어서 간신히 한 손으로 다섯개의 윷을 잡으시고 싱긍벙글 웃으며
재미나게 던진다.

윷이 나왔다.

옆에서 지켜보던 가족들이 모두 탄성을 지른다.

내친김에 나는 말 하나씩 해서 할머니와 한 판 겨루었다.

5분만에 할머니의 말은 기분좋게 결승점을 통과했다.

할머니, 승 ^ ^


p.s

식사하실 때 그리고 이동식 변기에 오르실 때를 빼고는 거의 방에 누워 계시는 분이 어떻게 마루에 나와서 윷 노는 걸 지켜도 보시고, 직접 던지시기도 했을까? 사실 계속 윷을 놀고 싶어하셨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집에 손님이 왔을 때 많이 왔을 때 할머니는 오늘같은 모습을 보이시곤 했다. 말도 시키고, 이것 저것 참견도 하고.

갑자기 거의 20여년 전 추억이 가물거린다.
제사 때, 차례지낼 때마다 상에 올렸던 생밤을 아드님들과 손자 손녀들에게 나눠주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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