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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보시게 친구! 참 오랜만일세.
 세상이 험악해도 잘 버티고 있으리라 믿네.
 아주 잊고 살지는 않지만, 쫓기 듯 바쁘게만 살다보니 이제야 소식 전하네. 찬바람 씽씽 부는 도시의 골목길을 걷다가 문득 친구를 생각하였네. 아마도 콘크리트 문명 속에서 식어가는 나를 느끼고 따뜻했던 시절을 떠올린 것이 아닐까 싶네.
기후변화로 겨울이 짧아졌다는 말을 해마다 반복하며 살았는데, 금년 겨울은 왜 이리 춥고 긴 것인가? 좌절과 절망을 거듭하던 어두운 한해를 보내는 기념으로 주어지는 혹독한 단련의 시간이겠지?
 추운 겨울을 지나서 만나는 봄은 이전 보다 더 아름답겠지? 나를 가장 잘 이해하고 내 말을 가장 잘 들어주던 자네에게 말하지만 올해는 아름다운 봄이 올 것이라고 나는 확신하네.
 
 왜냐하면 운동가들이 지금 녹색당을 만들고 있거든. 생명을 살리고 내일을 지키는 운동을 정치판으로 확대 해 보자는 거라더군. 
 아~흐으~ 녹색당!
 정치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더럽다고?
 그렇지! 바로 그 이야기라네. 원래 정치혐오는 자네보다 내가 더 심하지 않았나? 녹색당은 거의 그런 사람들이 모이는 정당이라네. 반정당의 정당이라고 하더군! 가진 자들을 위한 가진 자들만의 정치에, 지치고 정나미 떨어진 사람이 얼마나 많겠는가? 제 욕심에 눈이 멀어 임기 후의 사회를 생각하지 않는 정치에 우리는 얼마나 분노하였던가? 권력 확대에 도움 되는 부자들의 입맛에만 맞추는 정책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구토를 하였던가?
  녹색당은 정권획득을 목표로 하는 정당이 아니라 하네.
 희망 없는 정치에 희망 잃은 사람들이 “우리가 사는 세상, 우리가 직접 참여하여 생명의 희망을 길러보자.”고 모이는 것일세. 사람들이 더 많이 모여 더 많은 토론을 하고 나서야 자세한 모습이 그려질 테니, 친구의 녹색의지와 생태적 상상력도 보태어 보게.
아흐~으~ 진짜 보통사람들의 정치!
 
생각해 보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고 나는 내 자리에서 내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네. 그러나 그것은 “임금은 하늘이 낸다.” “왕후장상의 씨는 따로 있다.”는 태곳적 사고방식 아닌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저들 마음대로 만들어 가는데 왜 보고 있어야만 하는가? 우리 삶의 한계와 조건을 왜 저들 마음대로 결정하느냐 말일세. 대의민주주의라고? 저들이 우리들의 뜻을 대의하던가? 아니잖아.
 그래서 녹색당은 당원이 쉽게 참여하여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으로 만들겠다고 하네. 토론을 통하여, 추첨제 등의 가장 민주적인 방식을 찾아가며, 소외 받는 서민과 여성, 청소년, 소수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하네.
 
 물론 자네와 내가 늘 이야기 하던 녹색가치를 중심에 두는 정당이지. 생명 살림! 생태의 지속가능성 확보! 그것을 실현하기 위하여 제일 먼저 핵발전을 정치적 의제로 부상 시키겠다더군! 안전하다는 끔찍한 거짓을 선전하는데 한해 100억원 넘는 세금을 낭비하며 핵발전 확대를 꿈꾸는 사람들과, 건설과 운영으로 이익을 얻는 대기업들이 어떻게 나올지도 궁금하지만, 그들이 숨기는 진실을 시민들이 제대로 알게되면 세상이 어떻게 바뀌게 될지, 그 뜨거운 변화를 바라볼 일이 너무 기대되네. 아흐으~~ 탈핵!
 핵발전 없으면 원시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지만, 진실을 알려 나가야겠지. 핵의 가공할 위험과 저효율성을 알리고, 유럽 선진국들의 에너지 전환 사례도 알리고, 내일을 위하여 낭비의 문화도 바꾸도록 해야지. 개인의 노력보다 사회적 노력과 제도개선이 더 필요하다는 것도 알려 나가고, 우리가 지속 불가능한 낭비사회의 한복판에 살고 있음도 알려야지.

 창당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네. 기득권자들이 만들어 놓은 문턱이 왜 없겠는가? 돈 없는 사람에게 피선거권이 허락되지 않는 것처럼, 창당에도 문턱이 있다하네.
 당원 1,000명 이상의 시.도당이 5개 이상 만들어져야 정당이 성립되고, 총선에서 비례대표 득표율 2% 이상을 얻어야 정당이 유지 된다고 하더군. 소수자의 뜻은 대의될 수 없다는 한계를 만들어 놓은 것이지만 넘어야지 어쩌겠나? 정치를 등지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으니, 우리 아이들이 살 수 있는 세상을 남기려면 정치의 벽도 어기여~차! 넘어주어야겠지.
시민사회가 정치권 밖에서 아무리 떠들어도 정치꾼들이 결정을 막을 수 없잖은가? 새만금 바다 파괴도, 미국산 소고기 수입도, 4대강 막개발도, 케이블카도, 농촌포기 정책도, 자유무역도 시민의 힘으로는 바꿀 수 없었지 않은가? 결국 메아리 없이 외침은 사라지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는 모욕만 받았었지.
 그런데, 10년 전 민주노동당이 주창한 무상교육, 무상의료의 복지 정책이 지금 한국정치의 화두가 되었잖아. 그리고 30년 전 반핵 논의로 시작한 독일 녹색당이 대안 에너지 사업을 추동하고, 탈핵선언을 끌어냈잖아.
  가진 것 없는 자네나 나, 희망 하나는 잡고 살아야지 않겠는가? 녹색당의 비젼은 “생태계의 지속가능성 확보”이니 당연히, 탈핵과 탈토건의 가치만큼 농촌보존의 가치를 내세울 것이네. 먹거리와 농사문화를 버리고 인간의 생태가 가능할 수 없음을 누가 모르겠는가? 코앞의 이익 챙기기에 급급한 위정자들만 모르는 척 하는 것이지. 여러 가지 상황을 보면 농촌이 당장 좋아질 수는 없겠지만, 녹색당이 농촌에 대한 희망의 씨앗은 뿌릴 수는 있을 것이라 믿네.
 
  탈핵, 탈토건, 탈성장, 생명의 토대를 지키는 의지의 확대, 문명사  전환점의 시발점이 될 녹색당이 창당된다는데, 친구는 기쁘지 않은가?   석유문명의 종말을 대비하고, 성장이데올로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자녀에게 무엇을 남겨 줄 것인가? GMO가 식탁을 채우는 세상? 지구를 버리고 화성 이주를 꿈꾸는 세상? 8.7광년 시리우스별?
  혹 기존 노동자 정당의 힘을 분산시키게 될까 걱정되는가? 나도 생각해 보았는데, 운동가들은 연정을 말하더군. 독일 녹색당처럼 정당연대를 통하여 필요할 때 힘을 모으며 녹색의제를 정치의제로 생산하여 다른 정당도 녹색 가치를 말하게 한다는군. 사실 나는 그런 것 모르네. 녹색목소리를 정치판에 내놓는다는 것만으로도 내 가슴은 들뜨거든.
 
  나는 이 겨울이 지나면, 정말 따뜻하고 생기로운 봄이 올 것이라고 믿네. 녹색당이라는 이름의 희망이 피어날 것이라고 믿네. 인간적인 온기가 흐르는 세상에서 우리의 노년을 누리게 될지 모른다는 희망!   어쩌면 수백 년 후까지 사람 사는 세상을 남기게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
  권력투쟁에 혈안이 되어 생태계와 인간의 사회를 포기 한 정치판에 녹색당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리라 믿네. 유한의 땅에서 무한성장이 가능하다는 비상식을 상식으로 믿는 최면 걸린 사회, 낭떠러지로 걸어가는 거대한 행진에 최면을 깨우는 나팔소리가 될 녹색의지를 믿네.
  그러니, 이제 자네의 우울도 걷어내고 다시 힘을 내어보세. 작은 의지라도 모으면 큰 힘이 되지 않겠는가? 자네의 힘이 세상에 작용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제발 버려주게! 저 녹색의 흐름에 자네가 뿌렸던 땀이 얼마나 녹아 있을지 모를 일 아닌가?
  봄이 오고 있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행복해 하며, 또 한 번 살아 보세.
 
서기 2012년 2월
친구가 있어 행복한 000
 
참! 생명의지가 만나는 곳은 http://kgreens.org/ 라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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