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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정체성에게 말걸기


  병원엘 다니고 있습니다. 과도한 긴장 상태에 놓여있는 것 같습니다. 마음속에 근심과 걱정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먼저 몸을 돌아보라 하십니다. 나의 몸과 마음은 나란히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병원을 오는 길, 가는 길 내내 대니엘 고틀립의 <마음에게 말걸기>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어떤 이야기에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눈물이 솟아올라서 길 위에서 울었습니다. 좀 심각하게 울었기에 사람들이 나를 보고 있을 꺼란 생각은 일어나지도 않았습니다. 서로의 등 뒤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던가요?

"Love is all you need " Bealtles 가 노래했습니다.
“Love changes everything"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노래 가사입니다.


인간관계에서는 존재 그 자체가 사랑임을 느끼는 순간은 가끔씩 옵니다. 그러나 그 느낌마저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습니다. 평생동안 계속 연습해야만 느릿느릿 걸어온답니다.

고틀립이 결론을 내립니다.

“사랑은 마음을 완전히 열어야 오는 것이며 그 무엇을 요구하지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우리를 어지럽히는 모든 바람과 욕망들이 잠잠해질 때, 우리가 필요한 것도, 원하는 것도 별로 없을 때,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 영원하지는 않겠지만 이 순간만큼은 함께 있다는 사실을 기쁘게 받아들일 때, 사랑은 조용히 우리를 찾아온다.”

오늘은 정체성에 관한 한 연구입니다. 연구라기보다는 개념들을 우선 이렇게 단락을 지어놓습니다. 나중에 이 다초점을 정리해서 호랑이 철학으로 만들기 위한 자료모음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체성을 동일성(Identity)이라고 번역했군요. 동일성이란 철학에서 차이성(差異性)에 대응되는 개념입니다.
A가 다른 상황하에서도 항상 동일하고 또 동일하다는 인정을 받았을 때 A는 자기 자신과 동일하다. 이 때의 A=A를 동일성의 성립이라고 한다. A=A로 표시되는 동일률(同一律)이란, 여하한 개념도 일련의 사고과정에서는 엄밀한 의미로 동의(同義)일 것을 요구하는 논리학적 원리이다. 즉, 어떤 판단에서 사용되었던 개념적 표상(槪念的表象)이 불변의 의의를 유지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동일성은 좁은 뜻으로는 사물이 자기 자신과 같아야 한다는 것(자기동일성)을 말하며, 복수(複數)의 사물 간에는 유사성 및 상등성이 성립될 뿐이다. 다만 현실에서는 사물은 변화하므로 자기동일을 유지하지 못한다.      
               -[출처] 동일성 [同一性, identity ] | 네이버 백과사전


대니얼 고틀립은 심리치료가입니다. 이 잘 나가던 가족문제 치료전문가가 33살이 되던 해에 교통사고를 당해서 전신이 마비가 됩니다. 그의 정체성은 전신마비입니다. 병원에서 그렇게 분류되었고 회진하던 의사가 그를 이렇게 불렀답니다. “ 아, 그 전신마비....운운”

그는 죽음에의 유혹을 따르지 못하고 계속 30년을 치료가로 살고 있습니다. 그는 늘 휠체어에 앉아서 세상을 보기 때문에 우리와는 눈높이가 다릅니다. 그래서 그의 말과 글은 경청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명함에 사람(Human), 대니얼 고틀립 이라고 썼습니다. 그가 정한 그의 정체성은 사람입니다. 나도 사람이 되고 싶어서 그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가 정체성에 대해 말했습니다.

" 대체 나는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걸까?
인간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정체성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나는 누굴까,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까, 정말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사람들은 쉽게 대답한다.
“당신이 원하는 대로 다 될 수 있다.”
재력과 미모, 권력이나 젊음으로 누군가를 정의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 물질적이고 피상적인 세상에서 어떻게 우리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을까? "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두려워하는 미래를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나는 누구이고 또 무엇을 원하는가? 정체성에 대한 탐구는 일생을 두고 계속됩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우습기 짝이 없습니다. 정체성을 갖는다는 것은 어찌 보면 환상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정체성이란 손에 물을 쥐려는 것과 같습니다.  무언가를 쥐었다고 생각한 순간, 손가락 사이로 스르르 빠져 나갑니다.

정체성은 변합니다. 다른 환경에 놓이는 순간 즉시 변합니다. 모든 것이 변하고 당신도 변합니다. 우리가 정체성을 찾는다는 것은 무엇이 나를 상처 입히고 피 흘리게 하는지 살피고 무엇이 우리를 치유하는지 발견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곧 나의 힘이 시작되고 끝나는 지점을 찾을 수 있어야합니다. 정체성 찾기란 어쩌면 나에게서 도망쳤다가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과정, 그리고 또 나로부터 도망가는 과정인지 모릅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를“화해”라고 부릅니다.

사람들은 고틀립을 심리학자이자 심리치료사, 작가 혹은 부모, 전신마비 장애인 등으로 소개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숨을 쉬고있는 그사람, 두려움과 그리움, 사랑과 욕망, 미움과 혐오 그리고 부끄러움을 느끼는 고틀립이라는 사람은 정말 누구일까? 이런 물음 또한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물인지 모릅니다.

고틀립은 말합니다.

“나는 나답지 않은 모습을 발견하면 두려웠다가 슬펐다가 이내 다시 평화로워 진다. 릴케의 시 <혼자있음>에 이런 구절이 있다. “나는 너무 작지만 그대 앞에 물건으로 놓일 만큼 작진 않다.” 어쩌면 나라는 존재는 이 정도일지 모른다.”

그는 사람에게는 그의 내부에 그를 치유하는 힘이 있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그 많은 슬픔과 외로움과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그는 사랑을 얻었습니다. 자기자신을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고 더 나아가 그가 만나는 사람들을 사랑합니다. 그는 매우 솔직합니다. "상처입은 치유자"가 내가 생각하는 그의 정체성입니다.

그 자신의 내면의 상처를 안고 다른 사람들의 내면에 있는 치유하는 힘을 끌어올려 줍니다. 그에게 고마워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그는 특히 죽음과 죽어감을 깊은 연민을 가지고 돌봅니다. 물론 배꼽을 잡고 웃게 만들어 말기암환자를  행복하게 떠나갈 수 있도록 해 준일도 있습니다. 그를 알게되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좋은 사람입니다. 나는 그에게 편지를 쓰려고 합니다.  당신의 글이 내 마음에 깊이 와닿아서 이 깊은 밤에 촛불을 밝혀두고 나의 정체성을 다시 생각해보고 있다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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