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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유토피아 -  토마스 모어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이 시공간이 어딘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우리는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바라보게 됩니다. 우리가 미래를 꿈꾼다는 것은 어쩌면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을 지금 여기에서 펼쳐보고 싶은 간절한 염원을 말하고 있는 것인지 모릅니다.

토마스 모어는 1516년 라틴어로 쓴 <유토피아>를 발간합니다. 이 유토피아의 원래 제목은 “사회 생활의 최선의 상태에 대해서의, 그리고 유토피아라고 불리는 새로운 섬에 대해서의 유익하고 즐거운 저작”입니다. 우리가 글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익혀온 자유와 평등, 최선의 국가, 인간의 윤리적 건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보다 나은 삶을 꿈꾸며 오목조목 그림을 그려놓은 꿈 그림책입니다.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긴 생명력으로  이어져 내려와  지금 내  앞에 다시 펼쳐지는 것 같습니다.

꿈은 자유롭고 무한한 영역으로 우리를 안내하고 그 길을 따라나선 사람은 갇혀있는 감성을 해방시킬 수 있습니다. 원래 유토피아란 말은 “어디에도 없는 땅”이라는 뜻입니다. 곧,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상향이 유토피아입니다. 이런 유토피아는 실제적으로는 불가능 할 지 모르나 이론적으로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이 이론적인 실현 가능성이 어쩌면 꿈을 찾는 사람의 용기이며 지향일 것입니다.

꿈을 불러일으키는 상상력은 인간의 근원적인 능력입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상상력을 현실에 적용할 때 하나는 “ 현실로부터의 도피”이고, 또 하나는 “현실의 개혁 ‘이 되며 전자를 공상이라고 부르고 후자를 이상이라고 갈라놓습니다. 아마 토머스 모어는 이상과 공상을 모두 섞어 유토피아를 건설하고 싶었나 봅니다. 완전한 사회에 대한 인류의 공상은 그치지 않을 것이며 그 열정과 희망이 살아있는 한 유토피아 사상은 스스로의 힘으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것입니다.

토마스 모어는 가족을 사랑했습니다. 모어는 인품이 쾌활하고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종교적으로도 편견이 없었습니다. 그는 매우 소박하고 금욕적인 생활을 했으며 수도사가 되고싶다는 열망을 진지하게 고려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1509년 즉위한 헨리 8세의 조정에 끌려들어가 영전에 영전을 거듭하여 1529년 10월에 대법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1532년 영국교회 탄생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리고 1534년 왕위계승법 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런던탑에 갇히고 맙니다. 그 왕위 계승법은 헨리 8세와 앤 왕후의 소생에게 왕위 계승권을 인정하고 메리 공주는 서출로 인정하여 왕위 계승을 금지하는 법안이었습니다.

파란만장한 시대의 혼란 속에서 자신이 선택한 정의를 위해서 목숨을 내놓았던 토마스 모어는 지금 카톨릭 교회에서는 성인의 반열에 올라 있습니다. 새롭게 교회에 입문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지향을 따라 성인의 이름을 세례명으로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즈음에는 제 2의 토마스 모어를 일상에서 많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얼마나 성인의 삶을 닮고 있는지는 누구도 판단할 수 없겠지만 이런 지향들은 유토피아에 도움이 되겠지요.

나는 토마스 모어의 죽음에 대한 생각을 알아보려고 이 책을 찾아 읽었습니다.

토마스 모어의 공판은 1535년 7월 1일 시행되었습니다. 실권자인 올리버 크롬웰의 심복이었던 리처드 리치 법무차관은 피고인이 자신 앞에서 국교회 수장 헨리 8세의 권위를 부인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모어는 법무차관의 위증을 통렬하게 반박했지만 배심원들의 평결은 예외없이 유죄였습니다. "내 자신의 양심에 충실하기 위해…"라고 서두를 꺼낸 최후의 진술에서 모어는 자신이 감수하는 수난의 첫째 목표는 교회의 분열을 막아보려는 것이며, 속인이 영적인 세계의 우두머리가 되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또한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가려는 진정한 이유는 떳떳하지 못한 앤 불린과의 결혼 때문인데, 이 결혼으로 말미암아 가톨릭 교회는 숱한 비난을 듣게 되었다고 피력했습니다. 재판관들 가운데에는 새 왕비의 아버지와 동생, 그리고 삼촌이 끼어 있었습니다.

선고된 형벌은 반역자의 죽음(창자를 빼낸 뒤 교살하고 사지를 찢음)이었지만 헨리의 형벌변경 조치가 내려짐에 따라 참수형으로 결정되었습니다. 5일의 유예기간 동안 모어는 그리스도를 영접하기 위한 묵상과 함께 몇 편의 아름다운 시와 작별의 편지들을 남겼습니다.

1535년 7월 6일, 타워 힐의 단두대로 다가선 토마스 모어는 워낙 약하게 세워 당장이라도 무너질 듯한 교수대로 올라가면서 “검사님, 제가 안전하게 올라갔다가 다시 제발로 걸어 내려오는 것을 보기 바랍니다.”라고 유쾌하게 말했습니다. 그런 다음 무릎을 꿇고 기도드리고 나서 집행인에게 태연히 농담을 건넸습니다.

“여보게, 기운을 내게.  자네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게.
  내 목은 짧으니 조심해서 자르게!”

런던 탑의 언덕 위에는 여기저기 구경꾼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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