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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노동자가 있습니다.
높이를 가름하기 어려운 크레인 위에서 160일 넘게 홀로 서 있습니다.

사랑하는 동지를 홀로 떠나보낸 죄책감에
8년을 넘게 냉방에서 찬물로 세수하면서 지낸 사람
그 동지가 홀로 떠난 한진 중공업 영도 조선소 85호 크레인에
그 동지가 목숨바쳐 지켜낸 조합원들을 위해
그가 홀로 올라간지 6개월.

글도 잘쓰고 타고난 목소리에 타고난 연설가인 그가
이제는 민주노총이라는 거대 조직의 지도위원이라는 직함도 있고
여기저기 강의해달고 불려다니는 귀한 몸인데
해고된지 20년이 훨씬넘어 이제는 일해본 기억조차 가물가물할텐데
그 조합원들 지키겠다고
쇠파이프 들고 그 높은 크레인 위를 새벽에 혼자 올라갔습니다.
자면서도 쇠파이프 잡고 잔답니다.
경찰들이 용역들이 들이닥치면 크레인 조작실 유리 깰려고

그 유리깨면 허공입니다.

‘아무리 소름끼치고, 아무리 치가 떨려도 우린 단 하루도 저들을 이길 수 없습니다.
저들이 옳아서 이기는 게 아니라 우리가 연대하지 않으므로 깨지는 겁니다. 만날 우리만 죽고 천 날 우리만 깨집니다. 아무리 통곡하고 몸부림을 쳐도 그들의 손아귀에서 한시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이 억장 무너지는 분노를,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이 억울함을, 언젠가는 갚아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언젠가는 고스란히 되돌려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가 사랑한 동지, 고작 조합원들 2년치 임금 7만원 올려볼라고 120일 넘게 그 85호 크레인에서 홀로 서 있다가 스스로 목을 맨 김주익이라는 바보를 보내면서 그가 한 말입니다.

십대 후반 꽃다운 나이에 버스 안내양으로 시작해서
이 나라 최초 여성 용접공이 되어서
젊은 청춘 땀으로 온몸을 절여가며 살아온 세월
개밥같은 공장밥 좀 바꿔보자고 그렇게 시작한 일
부산 경찰서란 경찰서 다 가보고, 독방 징역도 살아보고
산같이 황소같이 든든하던 동지들 먼저 앞세우고
불면의 밤들로 지세웠던 그가
크레인 위에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이 85호 크레인 위의 자신보다
그들이 자기를 버려도
자기는 그들을 버릴수없는 이유가 백가지도 넘는
조합원들 봐달라고
저녁에 땀 냄새 풍기며 집에 돌아가 새끼들 끼고 저녁먹는
그런 사소한 일상을 그들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김진숙.
그를.... 우리 한번 도와주십시다.

주말이 고비랍니다.
그는 크레인 위의 삶에 먼 살림살이가 있다고
어제 저녁 정리를 했답니다.
담담하답니다.

이 글 쓰는 내내 저며오는 이 가슴 아픔이
그가 자기 발로 크레인을 내려오는 그날
그 계단 한구석에 흩날리는 먼지였으면 좋겠습니다

김진숙
그가 크레인에서 자기 발로 내려올수 있게
우리 도와주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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