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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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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의 우상
아버님께


어머님께서 걱정하시는 겨울이 또 다가옵니다. 내일이 소설(小雪). 문풍지도 해 붙이고 통기구(通氣口)도 바르고, 겨울 내의에 타월을 목수건하고 방한 털신까지 신고 나서는 이곳 수인들의 차림을 보면, 비계살이 얇아 과연 겨울이 추움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겨울이 더 좋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겨울의 추위가 아니라 그 추위가 수행해내는 그 '역할'입니다.
최후의 한 잎마저 떨어버린 겨울의 수목이 그 근간(根幹)만으로 뚜렷이 바람 속에 서고, 모든 형태의 소유와 의상을 벗어버린 징역살이는 마치 물신성(物神性)이 척결된 논리처럼 우리의 사고를 간단명료하게 해줍니다.
그러나 겨울에는 자칫하면 주변에 대한 관심을 거두어 제 한 몸의 문제에 문 닫고 들어앉아 칩거해버릴 위험도 없지 않습니다. 이것은 새로운 소유욕이며 추락입니다. 그러므로 겨울이 돌아오면 스스로 문을 열고 북풍 속에 섬으로써만이 '동굴의 우상'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도시의 겨울을 사시는 어머님께서도 내내 평안하시길 빕니다.

 

1978.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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