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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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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을 떨구어 거름으로 묻고
형수님께


공장과 사동(舍棟)에 부착할 '동상 예방 주의사항'을 채 다 쓰기도 전에 추위가 찾아왔습니다. 가을 초입부터 겨울을 느끼며 사는 저희들에게는 조금도 놀라운 일이 못됩니다. 조금은 귀찮은 일이긴 합니다.
갑년(甲年)이 지난 낡은 담벽 밖으로, 여름내 무성한 잎사귀를 자랑하던 가로수들은 엽락이분본(葉落而糞本), 발 밑에 낙엽을 떨구어 거름으로 챙기며 내년의 성장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이 나목(裸木)들의 건너편에는 여름 보리 누름에, 가뭄과 혹서로 그토록 시달리던 언덕에 지금은 반달연, 가오리연을 날리는 아이들과 쥐불을 놓아 까맣게 언덕을 그을려먹는 꼬마들이 제철을 만난 듯 뛰놀고 있습니다.
낡은 담, 조락(凋落)한 나무들 뒤편에 이처럼 발랄한 어린이들의 약동이 보이는 풍경은 그대로 하나의 놀라운 교훈입니다.
11월 18일 수요일은 저의 무기수 생일연 ― 시간이 긴 접견 ― 이 있습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음식 준비 없이 11시까지 오시면 됩니다. 아버님, 어머님께서 추위에 먼 걸음 하시지 말고 형님께서나 동생이 다녀가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우용이, 주용이도 그림 속의 어린이처럼 겨울에 더욱 강한 어린이가 되길 바랍니다.

 

 

1981.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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