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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의 자리
어머님께


병상에 계신 어머님을 가뵈었다 하여 어찌 이를 효도라 할 수 있으며, 감당치 못해 눈물을 쏟아놓고 어찌 그것을 사랑이라 부를 수 있겠습니까. 저는 바람같이 어머님 앞을 스쳐오고 나니 꿈도 같고 생시도 같아 허전하기 짝이 없습니다만, 잠시 글썽일 뿐으로 제게 눈물 한 방울 보이지 않은 채 맞고 보내주시는 어머님이 얼마나 대견하고 우뚝하게 저의 마음에 남아 있는지, 생각하면 가슴 흐뭇합니다.
5남매 다 길러 저만큼 되었으니 인제 흰 치마폭 한자락 허리에 찌르고 여한 없이 이승 떠나도 되겠다 하시지만, 아직 기다려야 할 자식 하나 옹이져서 가슴에 못박혔으니 모진 세월 독하게 여미어 여든 노구(老軀) 절골(折骨)의 병고도 눈물 한 방울 없이 견디시느니 여겨집니다.
기다린다는 것은 모든 것을 참고 견디게 하고, 생각을 골똘히 갖게 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자기의 자리 하나 굳건히 지키게 해주는 옹이같이 단단한 마음입니다. 그러나 과도하게 기우는 마음은 애증간에 심신을 상하게 한다 합니다. 어머님께서도 부디 평정한 마음으로 '어머님의 자리' 하나, 겨울철 아랫목의 따뜻한 방석 같은 자리 하나 간수하셔서 저희의 언 마음들이 의지하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아버님 하서 받았습니다. 형수님, 계수님 그리고 누님들 너무 꾸중 마시고 간호해주시는 아주머님께도 창졸간에 드리지 못하고 떠난 인사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어머님 당부하신 대로 몸조심하고 행실 조심하겠습니다. 어머님의 쾌차하심과 아버님의 강건하심을 빌며 이만 각필합니다.

 

 

1983.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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