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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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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無]이 곧 쓰임[用]
아버님께


큰 추위는 없었습니다만 그런대로 겨울땜은 한 것 같습니다. 어머님 평안하시고 가내 무고하리라 믿습니다.
'당무유용'(當無有用). {노자}(老子)의 일절입니다.

 

연식이위기 당기무 유기지용
挻埴以爲器 當其無 有器之用

 

흙을 이겨서 그릇을 만드는 경우, 그릇으로서의 쓰임새는 그릇 가운데를 비움으로써 생긴다.
'없음'[無]으로써 '쓰임'[用]으로 삼는 지혜. 그 여백 있는 생각, 그 유원(幽遠)한 경지가 부럽습니다.
최근의 몇 가지 경험에서 자주 생각키우는 느낌입니다만 선행이든 악행이든 그것이 일회 완료의 대상화된 행위가 아니고 '좋은 사람' 또는 '나쁜 사람'과 같이 그것이 '사람'인 경우에는 완전한 악인도 전형적인 선인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지극히 평범한 상식이 확인됩니다. 그러한 사람은 형이상학적으로 존재하는 하나의 추상된 도식이기 때문에 도리어 인간 이해를 방해하는 관념이라 생각됩니다. 전형적 인간을 찾는 것은, 없는 것을 찾는 것이 됩니다.
화선지와 붓(3호와 5호)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4월 중에 시내에서 전시회를 갖기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1981.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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