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대상 게시판

청구회추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나무야
더불어숲
강의
변방을 찾아서
처음처럼
이미지 클릭하면 저서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나는 걷고 싶다
계수님께


 

작년 여름 비로 다 내렸기 때문인지 눈이 인색한 겨울이었습니다.
눈이 내리면 눈 뒤끝의 매서운 추위는 죄다 우리가 입어야 하는데도 눈 한번 찐하게 안 오나, 젊은 친구들 기다려쌓더니 얼마 전 사흘 내리 눈 내리는 날 기어이 운동장 구석에 눈사람 하나 세웠습니다.
옥뜰에 서 있는 눈사람. 연탄조각으로 가슴에 박은 글귀가 섬뜩합니다.

 

"나는 걷고 싶다."

 

있으면서도 걷지 못하는 우리들의 다리를 깨닫게 하는 그 글귀는 단단한 눈뭉치가 되어 이마를 때립니다.
내일 모레가 2월 초하루. 눈사람도 어디론가 가고 없고 먼 데서 봄이 오는 기척이 들립니다.
1월 25일부 편지와 돈 받았습니다. 계수님의 건강과 발전을 빕니다.

 

 

1988. 1. 30.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한 포기 키 작은 풀로 서서(대전) 흙내
한 포기 키 작은 풀로 서서(대전) 황소
나는 걷고 싶다(전주) 환절기면 찾아오는 감기
한 포기 키 작은 풀로 서서(대전) 환동(還童)
나는 걷고 싶다(전주) 혹시 이번에는
한 포기 키 작은 풀로 서서(대전) 호숫가의 어머님
한 포기 키 작은 풀로 서서(대전) 형님의 결혼
한 포기 키 작은 풀로 서서(대전) 헤어져 산다는 것
한 포기 키 작은 풀로 서서(대전) 햇볕 속에 서고 싶은 여름
한 포기 키 작은 풀로 서서(대전) 함께 맞는 비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25 Next ›
/ 2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