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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7 19:37

핵무기와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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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글은 [헌법 9조와 평화] 창간 준비 2호에 제가 쓴 글입니다.

핵무기와 평화

지난주와 이번 주에 핵무기와 관련된 중요한 발표가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6자 회담 불참과 핵무기 보유를 선언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성명으로, 2월 1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 발표되었다. 다른 하나는 작년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동안 원폭 1세와 2세의 현황과 건강실태를 조사해서 밝힌 2월 14일에 있었던 국가인권위원회의 발표다.

먼저 외무성성명를 살펴보면 북한은 6자 회담 불참의 이유로, “2기 부시 행정부는 대통령 취임연설과 연두교서, 국무장관의 국회인준 청문회발언 등을 통해 우리와는 절대 공존하지 않겠다는 것을 정책화했다”며 “오히려 그들은 폭압정치의 종식을 최종목표로 선포하고 우리나라도 폭압정치의 전초기지로 규정했으며 필요하면 무력사용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폭언했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이러한 연유로“부시 행정부의 증대되는 대조선 압살정책에 맞서 핵무기 전파방지조약(NPT)에서 단호히 탈퇴하고 자위를 위해 핵무기를 만들었다”는 주장을 이어서 했다.

이 성명을 통해서 볼 때, 미국이 폭압정치를 하는 김정일 정권의 존속아래에서는 대화를 할 의사가 없으며, 정권교체(Regime shift)를 위한 무력사용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위기감에 북한이 사로잡혀 있음을 알 수 있다. 근본적으로 2기 부시행정부이 정권교체를 목적으로 하는 '이라크 방식의 대북 정책'이 전혀 바뀌지 않았다는 인식이, 이번 발표를 하게 만든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북한이 원하는 것은 체제 보장과 경제제재해제, 조·미간(朝米間)국교정상화가 주된 내용이고, 이것에 부수된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제안들에 대해서 미국은 시종 직접대화보다는 6자 회담을 통한 해결을 주장하면서도, 회담석상입장표명을 통해서 미국의 대북한정책전환보다는 북한의 우선적인 핵무기해체와 사찰수용을 요구했기에, 6자 회담조차 파행을 겪게 된 것이다.

북한의 주장이 국제관계의 정상화를 지향하고 있는 것에 주된 요구가 있다면, 미국은 북한이 우려하는 정권교체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구체화된 문서와 행동의 실천을 통해 보여 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문제가 '북한핵문제'로 통칭되고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이름 붙이기이다. 왜냐하면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 이유가 미국의 동아시아 핵우산정책과 냉전이후 사회주의동맹 해체 속에서 , '공포의 균형'이 깨지고 '공포의 불균형'이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 생존수단으로 불가피하게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데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핵무기개발의 정당성여부와 관계없이 현실적인 조건 속에서 선택한 것이기에, '북한핵문제'를 문제삼을 것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핵질서의 불균형'을 문제삼아야 하며 논의를 해야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약소국의 안보위기는 북한이 아니라 역내국가(域內國家)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고, 위기는 지속될 것이다. 덧붙여서 동북아시아비핵지대구상이 현실화되어서 핵무기 해체와 불사용을 보유국들이 합의하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들어가며, 재래식무기까지 포함한 군축이 실현되어야한다.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의 핵위협이 있다고 해서,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배치하는 것이 근본적인 안보문제를 풀기 위한 방식으로 옳은 것은 아니다. 지난 14일 발표된 조사보고서를 통해서 볼 때, 원폭 1세대는 일반 국민에 비해 우울증이 93배 높게 발생하며, 백혈병이나 골수종과 같은 림프, 조혈계통의 '악성 신생물(암)'이 70배, 빈혈이 52배, 정신분열증이 36배, 갑상선질환이 21배, 심근경색증이나 협심증이 19배, 위·십이지장궤양이 13배, 천식 9.5배, 자궁암이 8.7배, 위암이 4.5배, 뇌졸증이 3.5배, 당뇨병이 3.2배, 고혈압이 3.1배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피해경험은 피폭 2세로 이어져서 원폭피해자 2세 중에서 7.3%가 이미 사망했는데, 사망시 연령이 10세미만이 52.2%로 가장 많았다. 또한 사망원인으로 원인불명이거나 미상인 경우가 60.9%로 가장 많았으며, 감염성 질환이 9.4%, 사고사가 8.0%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현재 생존해 있는 피폭 2세 중에서 선천성 기형과 선천성 질병이 있다고 보고된 경우는 19명(0.5%)이고, 이 중에서 정신지체가 7명(0.2%)로 가장 많았고, 척추이상 4명(0.1%), 골관절 기형 2명(0.05%)등이 뒤를 이었으며, 다운 증후군, 심장 기형, 선천성 면역글로블린 결핍증, 선천성 황달, 소이증, 토순 등이 각 1명씩 보고될 만큼 피폭 2세의 피해 역시 막대하다. 핵무기가 사용된 끔찍한 상황을 이 결과보다 더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없을 것이다.

핵이 무기로 쓰이면, 인간의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까지도 앗아가 버린다. 절멸의 무기인 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은 인간다움의 근본적 바탕인 타인의 존재인정을 부정하고, 이익을 위해서 선택해서는 안 되는 어떠한 수단과 방법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는, 인간성 상실의 결과를 낳을 뿐이다. 원폭피해 1세와 2세를 낳은 원죄(原罪)로서 핵무기의 사용은 미국의 책임이지만, 1945년 피폭을 초래한 일본의 책임과 해방 60년이 되도록 피폭자 구제를 방치한 한국의 책임 또한 국가의 '부작위'행위로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박탈한 것이기에 면할 수 없다.

이러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국가안보(National Security)를 중심에 둔 국가중심적 평화관이 인간안보(Human Security)를 목적가치로 두는 평화관으로 바뀌어야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 미국, 일본, 한국정부는 국적과 세대(世代)에 관계없이 피폭자에 대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원폭피해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과학적 조사를 하루빨리 시행해야할 것이다. 이것이 핵무기를 통해서 잃어버린 인간성을 회복하는 길이며, 국가보다 우선하는 인간적 가치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핵무기가 삶을 지배하는 한 평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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