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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새로배움터(OT)에서 대학에 갓 입학한 후배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 자리에서 나눌 이야기들을 아래에 담아 둡니다. 여러모로 모자란 생각을 가다듬으면서 나는 과연 어떤 길을 걷고 있는가를 조용히 자문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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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모순과의 만남을 권하며

드넓은 세상에 새로 선 새내기 여러분들께 이렇게 글로 나마 인사드릴 수 있어 참 반갑습니다. 학교 곳곳에서 설레는 모습으로 사람들과 학교를 둘러보는 그대들의 맑은 눈빛과 싱싱한 기운들을 떠올리면서 글 올립니다. 하지만 여러분과 이렇게 글로 마주 서서 이야기하는 것이 솔직히 제게는 반가운 일이라고만 헤아려지지 않습니다. 선배로써 좋은 면만을 일러주는 것보다는 당장은 당황스럽더라도 진실한 우리의 모습과 교육과 세상을 이야기해야하기에..

여러분들은 대학입시로 귀결되는 한국의 엄청난 입시전쟁터를 무사히 헤치고, IMF로 교직의 인기가 하늘로 치솟는 상황에서 서울교육대학을 선택하여 입학하신 슬기로운 분들이십니다.

아, 물론 어릴 적부터 선생님이라는 꿈을 찾아오신 분들도 많을 터라 생각합니다.
저마다의 수많은 사연들로 서울교육대학이라는 공간에서 마주 선 그대들의 새로운 시간 속에 부족한 선배의 생각을 띄웁니다. 입학이 주는 기쁨도 잠시 괜한 지난 날 입시 전쟁에서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열심히 공부했던 상황을 이야기 드리는 무례를 용서해주세요. 하지만 제가 이렇게 무례를 무릅쓰고 여러분들과 마주서려는 이유는 제가 드리려는 말씀의 주제가 바로 '모순과의 만남'이기 때문이랍니다.

대학에서의 새로운 삶을 꾸려가려는 여러분들에게 저는 감히 '모순' 이라는 말씀을 올렸습니다. 우리사회에서 대학이라는 공간은 과연 입시전선의 최종 종착점으로써만 존재하는 것일까요? 물론 대학이라는 공간의 존재에 관한 연원을 이 자리에서 면면히 살펴볼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 나라에서 대학이 갖는 의미를 찬찬히 헤아려 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 여러분 아니 저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대학을 가려고 기를 쓰고 그렇게 공부를 했던 것일까요? 드러나는 사회 현상 이면에 담겨 있는 사회적 의미들을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미안하지만 그 해답은 지금 말씀드리지 않으렵니다. 아니 솔직히 저 역시 그 거창한 문제에 대해 뚜렷이 그 해답이 무어라 감히 말할 수 없는 입장이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여러분들이 입학과 동시에 마주서야 하는 앞으로 삶의 방향은 채워지지 않은 무한대의 혼란스럽고 어려운 질문들과 마주서야 한다는 장밋빛 모순이랍니다.그것이야말로 진정 여러분이 서울교대생으로 입학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에 입학하는 과정이라 헤아려보았답니다.

우리는 지금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마주한 채 합격의 기쁨이 오직 저 하나의 실력인양 으시대지는 않았는지 곰곰히 살펴 보아야 합니다. 한 사람의 개인으로써 대학생이 되기까지 알게 모르게 도움을 주신 수없이 많은 소중한 사람들의 보살핌을 생각해 보세요. 대학입시 전쟁을 치르는 같은 시간 같은 하늘 아래에서도 같은 또래의 수많은 벗들과 우리네 아버지, 어머니들께서는 버거운 삶의 무게를 몸소 떠받치면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들은 우리 사회의 밝은 면과 더불어 어두운 면들과도 진실되게 마주 서야 합니다. 모순과 부조리와 마주 서면서 우리가 과연 공부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헤아려야합니다. 밤하늘에 별빛이 아름다운 것은 그 별을 비추어 주는 어둠이라는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배경이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대학인으로서 거듭나는 여러분들이 헤아리셔야 할 문제입니다.


지금 이렇게 여러분들에게 말을 건내는 저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이 지금 이렇게 대학생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도와주신 수많은 삶의 배경들을 이제는 헤아려야 합니다. 사실 우리는 대학입시 전까지는 무수히 다른 삶의 풍경을 볼 겨를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 삶의 풍경을 보고서 깊은 생각을 했더라면 저와 여러분은 역설적이게도 이 공간에서 함께 만나지도 못했을 지 모릅니다. 그래서 비단 우리 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학생들의 교양수준이 프랑스 고등학생보다 못할 수밖에 없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수한 학생들을 기르고자 우리 사회는 혈안이 되었지만, 정작 다른 나라의 고등학생보다 못한 대학생을 만들어 내는 우리나라의 교육제도와 사회를 논하기 위해 초반에 다소 과격하게 여러분들을 입시전쟁에서 슬기롭게 헤쳐 나온 분들이라 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존에 내려오던 모든 지식과 생각과 관습들을 조금은 삐딱하게 살펴보는 일입니다. 모순과 마주서라는 말은 바로 얕은 생각의 폭을 넓고 깊게 하고자 함입니다. 자신이 몸담고 살고 있는 곳에 문제를 느낀다는 것은 그 만큼 그 대상에 대한 깊은 관찰과 통찰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입니다. 결국 애정이 있는 관찰과 비평을 통해 세상은 조금씩이나마 더 아름답게 변화했을 것입니다. 그 아름다운 삶의 터전을 일구기 위해 우리들은 모순과 반갑게 마주서야 합니다.

모순과 마주서는 방법은 사실 저마다의 생김이 다르듯 무궁무진하답니다.
직접 책을 통해, 여행을 통해, 삶의 체험을 통해서...
여러분, 그 무한대의 모순과의 만남에 직접 뛰어 드세요.


저는 레인메이커라는 필명으로 대학생활을 마무리 짓고 지금은 현장에서 아이들과 더불어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혹시 예전 영화 중에 '파워 오브 원'이라는 작품을 아시나요?

인종차별이 극에 달한 아프리카의 모순된 사회 속에서 영국과 독일의 제국주의 상황에서 교육의 가치와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울림 깊은 영화를.... 그 영화 속 주인공의 별칭이 바로 레인메이커 입니다.

희망 없는 그 곳에 희망을 가꾸어 가는 비(기적)를 일구어 가는 사람
바로 그와 같은 사람이 되라고 벗이 붙여 준 그 레인메이커 라는 이름으로 5년여 넘게 살아왔습니다. 그 별칭에 맞는 삶을 살아가고자 나름대로 너른 모순과 부조리와 맞서며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짧지 않았던 학창시절(7년)을 되돌아보면 우리 학교의 모순적 제도를 바꾸기 위해 꾸려왔던 서울교대 계절제 추진 위원회(cafe.daum.net/forsnue)에서의 삶과 전국 곳곳을 여행하며 만났던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조금은 길어 진 내 그림자와 마주서며 새로운 만남과 희망을 꿈꾸며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대학이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서울교육대학이라는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저마다의 희망을 가꾸어 가는 상처많고 쓰린 모순과의 만남을 통해
너르디 너른 세상에 우뚝 선 아름다운 새내기 분들의 미래를 기원하며 글 올립니다.

희망을 꿈꾸며 ...

레인메이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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