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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23 08:49

숲 -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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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 편견

어제는 이기기 위하여 애썼습니다
초등학교 교감을 만나
단체협상은 지키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라고
힘을 주어 말하였습니다
그는 지키도록 하겠다고 하면서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을 되풀이하여 설명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은 그 협약은
앞으로도 지켜지기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숲으로 오르다 제비꽃을 보았습니다
그 옆에는 조팝꽃이 한창이었습니다
조팝꽃은 제비꽃을 이기기 위하여
피어나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제비꽃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이기려고 하지말고 그냥 피어있는 것으로
아름다웠으면 좋겠습니다

내려오면서 다시 이기고 싶어졌습니다
나는 편견의 소유자
한쪽편밖에 들줄 모르는 나의 경직성을 염려하여
이 사회는 노동조합법을 만들고
그 법에 따라 노사 협상을 해서 서로 도장을 찍은 다음
이제 서로 투쟁의 방법으로가 아니라
문서에 쓰여진 약속대로 하라한 듯 한데
그것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을 자꾸 설명하는 저 교감을 향하여

나는 나의 편견을 버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나는 파업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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