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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초등학교 교장의 자살로 언론과 인터넷에
수많은 의견과 논쟁과 비난들이 오가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사건이 진상들이 조금씩 드러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도 느낄 수 있다.
아무리 거짓과 왜곡으로 진리와 진실을 가리고 호도하려해도
결국 진리와 진실이 승리한다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저 아래 쪽에 덧붙인 글을 읽으면서
훌륭한 교장, 교감 선생님에 대한 생각을 잠깐 했었다.
아직은 비록 많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 주위에 훌륭한 교감, 교장 선생님들도
꽤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내게도, 그리고 고등학교 분회 선생님들에게도 그런 교장 선생님이
한 분 계실 거라 나는 생각한다.
평교사로 계시다가 지금은 한성여중 교장 선생님이 되신 고춘식 선생님 말이다.
나는 고 선생님과 함께 근무해본 적도, 모셔본 적도 없다.
예전에 우리 영파에서 근무하셨던 적이 있었다는 것과
아직 중학교, 고등학교 분회로 나눠지기 전이었던 중고 연합분회 였을 당시
합법 전교조 영파여중 분회 창립 1주년 기념 잔치 때 오셔서
따뜻이 축하해주고 격려해주시던 선생님을 뵌 것,
그리고 선생님이 오랫동안 쓰셨던 그 공감 자아내던 교육시조들,
선생님과 함께 근무하던 동료 교사가 고 선생님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며
쓴 글을 어떤 인터넷 게시판에서 본 것,
이게 내가 고 선생님에 대해 가진 정보의 전부다.
그럼에도, 그것만으로도
할 수만 있다면 선생님을 따라 다니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고,
곁에서 모시며 배우고 싶은 그런 존경의 마음이 절로 들었다.

지금도 아끼던 대학 후배를 통해 고 선생님 이야기를 간간히 듣는다.
후배가 고선생님이 계시는 한성여중에서 근무하기 때문이다.
그 후배는 날 만날 때마다 "형! 우리 교장 선생님, 정말 멋진 분이셔" 하며
진심으로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자랑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니가 복이 많아서 그런 좋은 교장 선생님을 만난겨" 하며
부러워하는 눈치를 보이곤 했다.

이렇듯 우리 주위에는 후배 교사들이 진심으로 존경하고 따르는
좋은 교장 선생님들도 계신다.
그분들은 모두 하나같이 당신 자신의 '권위'는 일체 내세우지 않으시면서도
아랫 교사들의 권위를 지켜주고 보듬어 주는 데는 인색하지 않으시는 분들이다.
아랫 교사들에게 커피 대접 받는 걸 당연하게 여기며
당신 자신을 내세우고 대접받는 그런 일은 꺼리지만
교사들과 아이들의 어려움은 누구보다 먼저 보듬어주고
그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도록 아끼고 존중하는 일에는
발벗고 나서시는 분들이다.
교사들 앞에서 내세우는 당신들의 권위보다
혹시나 당신들의 그 권위로 인해
아이들 앞에서 교사의 권위가 무너질까 걱정하고 조심하는 분들이다.
그리하며 모든 교사들이 마음으로부터 존경하고 따르는 것이다.
이런 게 '진정한 권위'가 아닐까?


2003년 4월 20일 새벽에        '모든 것 그리고 언제나...'


===================================================

[퍼온 글]  <교장의 권위와 교사의 권위>

내 아내는 서울 용산구의 ㅇ초등학교 교사이다. 현재 일하는 학교로
전보발령을받아 처음 갔다온 날 ‘교장선생님이 참 좋은 분 같다’고 했다. 첫
대면에서교장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교육 도우미입니다. 어려운 일은 뭐든지 말하세요.”

말만 그렇게 하는 분이 아니었다. 아내가 행사계획수립에 모르는 것이
있어물었더니 수업 끝나고 오라고 했단다. 나중에 가니 교장선생님이 정서만 해도
될정도로 기안을 완성해 내밀더라고 했다. 그리고 한마디 했다 한다. “수업
없는사람이 해야지요.”

완전한 인간이 어디 있을까? 이 교장선생님도 실수를 하여 아내가 매우 서운해
한일이 있었다. 그러나 교장선생님은 실수를 깨닫자 즉시 사과했다고 한다.
아내는지금 만족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나는 서울 ㅈ초등학교 유 교감선생님과의 따뜻한 추억을 20년이 지난
아직도간직하고 있다. 겨울 방학에 남자교사들 몇이 등산을 갔는데 나만
아이젠을빠뜨렸다. 교감선생님은 말없이 무릎을 꿇고 당신 것 한 짝을 내 등산화에
묶어주셨다. 나는 옳고 그름을 잘 따지는 성격이지만 그분께는 못 그랬던 것
같다.나뿐만 아니라 조용조용 이야기하는 그 분에게 설득되지 않는 교사는 없었다.


ㅅ초등학교의 김 교장선생님도 잊을 수 없다. 김 교장선생님은 분명히
교사가책임질 일이었으나 ‘내 잘못’이라며 문제를 수습하고, 그렇게 당신이
수습했다는것 자체도 교사들에게 알려지기를 원치 않으셨다. 작은 체격의 여
교장선생님이었으나 내 가슴속에 큰 스승으로 남아있다.

보성초등학교 문제를 다루는 TV토론에 나온 고등학교 교장단 대표는
권위와권위주의는 다르다고 하면서도 ‘교장이 권위가 있어야 학교를 다스릴 수
있으니교사가 교장의 권위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도나 이념 혹은 인격의 권위(authority)는 사람들의 내적 승인에
근거한다.교장의 권력은 그것의 행사가 정당하다는 교사들의 자발적 승인을 얻을
때 권위가된다.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자신의 권위를 인정하라고 요구하는
기관장은권위주의적 성격(authoritarian personality)일 가능성이 높다.


앞의 교장 교감선생님들은 ‘나는 도우미’라고 하고, 손수 문서를 꾸며
주고,실수를 깨닫자 즉시 평교사에게 사과하고, 젊은 교사의 신발에 아이젠을
묶어주고,교사의 잘못을 자신이 책임져 줬을 뿐 자신의 권위를 인정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그러나 교사들은 그분들의 권위를 인정했다.

보성초등학교 교감선생님이 인터넷에 올린 해명서의 일부다.

- 그날 처음 본 ooo선생에게 ... 대화 도중 저 보고 ooo선생이 "교감선생님 차
한잔타드릴까요?" 하길래 한 잔 주시면 좋지요 했습니다. -

‘그날’은 기간제 교사가 근무 시작도 하기 전이다. 즉 손님이었다.
교감선생님은손님이 타주는 차를 ‘좋지요’하면서 받았다. 교감선생님이 기간제
교사에게 손수차 한 잔을 대접하며 ‘나는 도우미다. 어려운 일 있으면 말하라’고
했다면 교감의권위가 손상되었을까?

기간제 교사는 문서 결재를 위해 여러 번 다시 출력했다. 문서를 제대로
꾸미지못한 것은 기간제 교사이고 다시 해오라고 할 권한은 교감에게 있다. 하지만
학교에처음 나온 기간제 교사가 문서를 형식에 맞춰 꾸미기는 불가능하다. 문서를
계속다시 뽑으면서 젊은 기간제 여교사가 느꼈을 모멸감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당연히 교감선생님이 가르쳐 주었어야 했다. 교감선생님이 가르쳐 주었는데도
여러번 출력했다면 교감선생님의 지도능력에도 문제가 있었기 때문 아닐까? 앞에
소개한교장선생님처럼 손수 만들어 주면 교감의 권위에 손상을 입는 일이었을까?

보성초 교감선생님은 아이들 앞에서 교사를 나무랐다. 기간제 교사의 권위
따위는고려대상이 못됐다. 권위는 교사 자신을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교육을
위해필요하다. 교장도 교사도 교육을 위해 존재한다. 아이들 앞에서 권위가
무너진교사는 교단에 설 수 없다. 기간제 교사의 사표 낼 결심은 당연했다.

학교를 ‘다스리기 위해’ 교장의 권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던 교장단
대표에게묻고싶다. 교장 교감의 권위를 위해 교사의 권위를 밟아도 되는가? 교사
앞의교장권위와 아이들 앞의 교사권위 중 교육을 위해 무엇이 더 소중한가?
교장의권위를 인정받으려면 먼저 교사의 권위를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교총과 교장단 대표 그리고 일부 학부모 단체는 도드라지게 기간제 교사의
자질을문제삼았다. 그러나 조용히 생각해보자. 기간제 교사에 대한 임면의
전권은교장에게 있다. 보성초도 교장선생님이 기간제 교사를 임명, 면직,
재임명했다.대통령이 임명한 국무위원의 자격을 언론이 시비한다고 쉽게 면직하지
않는다.임명권자의 책임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기간제 교사의 잘못이 있었다면
그를임명한 교장의 책임도 있다.


기간제 교사가 문제를 제기하고 전교조가 개입하자 교장선생님은
문제를수습하려했다. 교내의 문제는 모두 교장의 책임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나는 서 교장선생님이 전교조에 서약서를 써주겠다고 약속한 것은 자신의
잘못을인정한다기보다 교내의 일은 교장의 책임이라는 생각에서 그리 하신 것으로
본다.그러나 교장회의에서 자신이 거론되고, 교감이 거부하며, 교총이
전교조에대응하겠다고 나서자 포기하고 말았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결국 교장선생님은 자살했다. 이 비극을 교총과 교장단 그리고 일부
학부모단체는전교조에 대한 총 공세를 펴는 ‘기회’로 여겼겠지만, 우리에게는
당신들의행태에서 당신들의 정체성을 살필 수 있는 ‘기회’였다. 정원식 사건을
학생의스승에 대한 패륜으로 몰아 정국을 반전시킬 수 있었던 시대는 갔다. 시대의
변화를거부하는 당신들의 모습이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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