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은 2006년 제품 출시 당시 17일 만에 1,000만 병이 판매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특히 성공회대학 신영복 교수의 시화 에세이집 제목인 ‘처음처럼’을 소주의 이름으로 정하고 그의 캘리그래피를 패키지에 사용하면서 큰 화제가 되었다.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20여 년을 투옥하던 당시 그는 감옥에서 장기수 스승들에게서 동양 고전과 철학은 물론이고 서예를 지도받았다고 전해진다. 서예를 배우며 그만의 글씨체를 갖게 된 것이다. ‘처음처럼’은 애초 술 이름치고 길고 발음이 쉽지 않다는 점이 우려되었으나, 술을 마신 뒤에도 처음 마실 때처럼 개운하다는 이미지를 준다는 점과 소비층이 그의 책을 읽거나 잘 아는 연령대라는 점이 작용해 선정되었다. 신영복 교수는 소주가 서민들이 즐겨 마시는 술이고 ‘처음처럼’의 글씨체가 서민의 삶을 표현하는 민체이기에 제안에 동의했다고 제품이 출시된 2006년 당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신영복 교수의 기행 성찰문 <더불어 숲>의 서체와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의 슬로건 ‘사람이 먼저다’ 등도 잘 알려졌다. 컴퓨터 서체로도 나올 만큼 인정받는 신영복 서체의 진정한 가치는 깊은 지식과 통찰력, 감성이 담긴 글씨로 사람들의 마음에 울림을 준다는 점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