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목수가 땅바닥에 집을 그렸습니다.
그 집그림에서 받은 충격을
잊지 못합니다.
충격은 집을 그리는 순서였습니다.
주춧돌부터 그리기 시작하여
맨 나중에 지붕을 그렸습니다.
지붕부터 그리는 우리들과는 그 순서가
반대였습니다.
일하는 사람의 집그림은
집짓는 순서와 같았습니다.
책과 교실과 학교에서 생각을 키워온
우리들과는 반대였습니다.
세상에
지붕부터 지을 수 있는 집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붕부터 그려온 무심함이
부끄러웠습니다.
번호 | 분류 | 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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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 서화 에세이 | 그림자 |
128 | 서화 | 함께가자 우리 |
127 | 서화 에세이 | 여름징역살이 |
126 | 서화 에세이 | 영혼 |
125 | 서화 에세이 | 청년(靑年) |
124 | 서화 에세이 | 무본(務本) |
123 | 서화 에세이 | 비움 |
122 | 서화 에세이 | 망치 |
121 | 서화 에세이 | 책상 |
120 | 서화 에세이 | 줄탁동시(啐啄同時)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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