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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간소하게, 더 간소하게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읽고 있다. 딱히 위로를 구하지 않더라도 스님의 글을 읽으면 마음이 고요하고 평온해진다. 그리고 스님처럼 나도 한번 살아 볼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느 해 10월 말 단풍이 한창 때 스님은 소로우가 오두막을 짓고 살았던  월든 호반을 찾아갔다. <월든>을 읽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그곳에 이르니 마음이 설레었단다. 월든 호수는 한바퀴 도는데 3킬로가 조금 못 미치는 생각보다 작은 호수였다.  호수의 북쪽에는 150여 년전 소로우가 살았던 오두막의 터가 돌무더기 곁에 있었고 그곳엔  이런 글이 씌여져 있었다.

“내가 숲 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한번 내 식대로 살아보기 위해서였다. 즉 삶의 본질적인  문제에 직면하여 인생이 가르치고자 한 것을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해서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에 이르렀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 소로우

그는 오두막 기까이에 모래 섞인 땅을 갈아 강낭콩을 심고, 한쪽에 감자와 옥수수, 완두콩과 무 등을 가꾸었다. 그는 달빛이 밝은 밤이면 호숫가의 모래톱을 거닐기도 하고 플륫으로 주변 숲의 메아리를 깨우기도 했다.

소로우는 하루에 네시간 이상 걸었다고 한다.

“온갖 세속적인 얽힘에서 벗어나 산과 들과 숲속을 걷지 못한다면 나는 건강한 영혼을 온전하게 보존하지 못할 것 같다.”

2년 2개월 동안 월든 숲속에서 지낸 이 기간이 소로우의 인생에서 가장 의미있고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소로우는 그의 생활신조를 이렇게 표현했다.

“간소하게, 간소하게 살라! 제발 바라건대 그대의 일을 두 가지나 세 가지로 줄일 것이며, 백 가지나 천 가지가 되도록 하지 말라. 자신의 인생을 단순하게 살면 살수록 우주의 법칙은 더욱 더 명료해 질 것이다. 그때 비로소 고독은 고독이 아니고 가난도 가난이 아니게 된다. 그대의 삶을 간소화하고 간소화하라.”

집안을 정리 하겠다고 몇 주째 벌려놓고 마무리 못하는 내게 소로우와 법정 스님의 삶의 방식은 꿈같은 이야기이다. 그래도 닮고 싶어서  혼잣말을 해본다.  간소하게,  더 간소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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