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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감나무 가지 끝에 달려있는...

  아침 햇살이 찬란합니다. 10월의 마지막 밤을 노래로 보내고 바로 다음날 맞이한 11월은 지나간 시간을 갈무리를 하고 겨울잠을 준비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청개구리 과에 속하는  나는 이 계절을 무척 활발하게 보내며 즐기고 있습니다. 바바리 깃을 세우고 혼자서 폼 잡고 광화문으로 정동 길로 마구 걸어 다닙니다. 고즈녁한 덕수궁에서 초승달 바라보며 밤에도 걸으며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합니다. 몸이 지칠 때까지 걸었지요. 깊은 밤, 낮에 마신 커피 때문에 잠이 오지 않아서 그냥 깨어 정리 정돈이란 걸 좀 해 보았습니다.

한껏 넓어진 마루에 다시 책상을 펴고 벼루를 올려놓고 먹을 갈아봅니다. 그동안은 주로 “짧은 글 긴 생각”의 글을 연습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가을부터는 조금 긴 글에서 가슴을 울리는 한 생각을 써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 글은 작가가 영혼을 담아 피로 쓴 글처럼 읽히기에 아예 다 외워서 나의 글, 나의 생각처럼 언제나 다시 꺼내 친구에게 말해줄 수 있을 만큼 익혀두려고 합니다.  

낮은 목소리로 조용히 읽어 드릴게요.

“나는 이 괘를 읽을 때마다 고향의 감나무를 생각 한다 . 장독대와 우물 옆에 서 있는 큰 감나무다. 무성한 낙엽을 죄다 떨구고 앙상한 가지로 서있는 초겨울의 감나무는 들판의 전신주와 함께 겨울바람이 가장 먼저 달려드는 곳이기도 하다. 바야흐로 겨울의 입구에서 그 앙상한 가지로 서있는 나무는 비극의 표상이며 절망의 상징이다. 그러나 그 앙상한 가지 끝에 달려있는 빨간 감 한 개는 글자 그대로 희망이다. 그것은 먹는 것이거나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씨를 남기는 것이다. 나목의 가지 끝에서 빛나는 가장 크고 탐스러운 씨 과실은 그것이 단 한 개에 불과하더라도 희망이다. 그 속에 박혀있는 씨는 이듬해 봄에 새싹이 되어 땅을 밟고 일어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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