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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11.09.22 12:21

36. 소멸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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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소멸의 아름다움

이 책은 내가 무척 아끼는 책입니다. 너무나 아까워서 나 혼자만 몰래몰래 보고 사람들에게는 참 좋은 책을 만났다는 말만 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관심을 갖고 물어보는 사람들에게는  싱끗 웃으며 신비주의로 감추어 두었습니다. 두 사람에게 그랬었지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책장에 자리가 없어서 바닥에 책을 쌓아두고 부터는 자주 이 책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며칠 전에는 밤새 온갖 책을 다 뒤집어보며 찾았는데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틀을 끙끙대다가...마침내 찾아냈는데....글쎄 안방 책꽂이 천정에 올려둔 겁니다. 소중한 것을 눈높이에 두지 않고 저 멀리 높은 곳에 두었기 때문이지요.

이 책을 쓴 필립 시몬스는 1958년에 태어났습니다. 대학에서 물리학과 영문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 창작을 공부했답니다. 후에 교수가 되어 영국 문학사와 창작을 강의했습니다. 그는 젊은 날 등산과 여행을  좋아해서 뉴 햄프셔 주에 있는 천 미터 이상의 봉우리49개를 모두 올랐고 그의 책상 앞에는 절벽 끝을 향해 발을 뻗히고 물거품 속으로 뛰어드는 그의 젊은 날의 사진이 붙어 있었습니다. 그가 35세 되던 해에 그는 근 위축성 측색 경화증, 일명 루게릭 병에 걸려서 남은 5년...이라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습니다. 그때부터 쓰기 시작해서 7년 만에 이 책을 발표했습니다. 조각가인 아내와 어린 아이들과 같은 숲 속이지만  다른 오두막에서 혼자 지내며 써내려간 글입니다. 그리고 9년후에 그는 떠나갔습니다.

이 책은 내게 어느 날은 시처럼 읽히고 어느 날은 철학책으로 읽히고 어느 날에는 그림책이 되는 그런 좋은 친구입니다. 이 책을 맨 처음 읽고 났을 때는 좀 울 것 같은 마음에 눈을 들어 먼 하늘만 바라보았습니다. 아마 사람에게 처음 반하게 되면 우선은 그 사랑을 혼자 비밀스럽게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서 그랬겠지요. 한동안 작가의 말과 글과 생각을 마음 깊은 곳에 담아 두었었지요. 며칠 전 이 책이 사라진 걸 알아내고 절판이 되어 다시 구할 수도 없는 책을 이렇게 잃고 나면 내 독서 인생이 너무 허무할 것 같았습니다. 아니 내 사랑이 모래시계처럼 흘러내릴 것이 안타까워졌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당장 자리에 앉아 늘 하던 방법대로 북 리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독서 삼독입니다. 텍스트를 읽고 작가를 읽고 독자인 나를 읽어 내리는 우이 선생님께서 일러주신 독서법입니다.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책 속에서 기억하고 싶은 구절들은 다시 옮겨 쓰기도 했거든요. 그리고 나니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의 그 마음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이제 수줍게 내 마음에 숨은 보석처럼 반짝이던 이 책을 여러분에게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공을 들여 쓴 북리뷰를 링크해 두겠습니다. 바로 오늘 아침에 이 글을 읽은 사람에게 컬러메일도 받았습니다. 더불어 숲의 애독자 여러분께 장엄한 저녁노을 같은 이 책을 소개합니다.

http://www.bhgoo.com/zbxe/90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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