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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8 15:11

31. 나의 플럭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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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나의 플럭서스

  가끔 시집을 뒤적이다 보면 그대로 심장에 와서 꽂히는 시들이 있습니다. 박정대 시인의 시 “아무르 강가에서”를 읽었을 때 내 느낌이 바로 그랬어요. 그 후로는 이 사람을 공부하고 그의 생각을 믿으며 새로 씌여진 시들을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이게 되었답니다. 오늘은 열흘간의 여행 끝에 그의 시 <나의 플럭서스>를 내 글의 제목으로 갖다 붙이고 내 마음 같은 시를 훔쳐와서는 시침을 떼고 큰 소리로 읽어 내려갑니다.  


달력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서른한 개의 날들, 가끔은 서른 더 가끔은 스물아홉 스물여덟
나의 한 달은 게으른 침대에서의 영원, 나의 한 계절은 침대에 누워 꿈꾸는 한 세상 창문 밖으로 세상의 바람이 불었다. 구름들은 점진적으로 이동하고  나는 그 구름 위를  나는 비행기에서 꿈꾸었다

낯선 공항과  낯선 공기의 세계 속으로 진입하는 삶
삶은 유동적인 것 끊임없이 출렁거려야 삶인 것
꿈꾸는 자들의 달력은 어느 해안가 해당화 속에서 피어나고 있나
구름 위를 지나본 사람들은 안다, 천국과 지상이 구름의 장막으로 나누어져 있다는 것을
구름 위를 지나 당도한 또 다른 행성에서의 삶, 그 때 비로소 우리는 삶이라는 직업의 숭고함을 안다

그대는 그대가 꿈꾸는 삶을 선택했는가 삶에 의해 선택되었는가
바람이 불 때마다 뒤척이는 세계의 모습,  그대와 나는 세계에 관련한다 삶이라는 직업으로
그대가 꿈꿀 때마다 불어오는 세계의 숨결, 그대와 나는 세계의 가장  충분한 심장이다 삶이라는 직업을 그만둘 때까지

그대의 왼손을 나의 오른손이 잡고 걷고 있다
그대와 내가 이 세계를 걷고 있다
그것이 삶이다
플럭서스 플럭서스 움직이는 나의 사랑이다

* 플럭서스 (Fluxus) 라틴어로 '흐름', '끊임없는 변화', '움직임'을 의미함
박정대 시집  <삶이라는 직업>에서 인용. “나의 플럭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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