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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11.04.08 11:41

나의 대차대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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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은 것- 아이들, 집, 땅, 자동차, 건물, 강아지, 참새, 고요, 자유
읽은 것- 시간, 건강(우울증), 인간에 대한 신뢰와 믿음, 그리고 진실과 정의.

어느 날 문득 내가 잃은 것과 얻은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잃은 것과 얻은 것에
대차대조표를 지세히 들여다보니 보이지 않는 것들은 잃고 보이는 것들은 얻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아주 낮 익은 모형이었다. 어디서 보았을까,
어디서…… 그러다 순간, 파우스트가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영혼을 판 것과 같은 모형이 나의 모형과 같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난 악마와 거래한 기억이 없는데……
아! 우리 모두가 살아가는 삶은 결국, 악마와 거래냐, 아니냐 이었군. 그렇다면,
세상을 살면서 악마와 거래한 적이 한 번도 없는 사람이 있을까?
있었을 것이다. 전태일이나 이한열, 숱하게 죽어간 민주열사들과 부와 영화를 외면한 양심 있는 지식인들……
그들은 영혼을 팔지 않았으니 죽고 힘들게 사는 것 아닌가.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지 않은가?( 난 그 말에 전혀 수긍할 수 없지만)  . 결국 파우스트는 지금을 살고 있는, 자신과 조금이라도 타협한 우리 모두가 아닌가. 그러니까 내가 아직 안 죽고 살고 있겠지??? 안 그런가……

그래도 한 줄기 희망은 파우스트가 영혼을 팔았어도 그때그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구원을 받았다는 사실, 그 하나로 괴테는 파우스트의 영혼을 악마인 메피스토펠레스에게서 구해줬다. 결국 괴테 자기 자신을 구했다. 결국은 자신을 구하기 위해  파우스트를 쓴 것이구먼. 괴테도 죽음이 두렵고 무서웠을까, 지옥과 천당이 있는 사후세계를 믿었을까. 그래서 지옥으로 떨어질까봐 무서웠나…… 그래 부귀영화를 누리다 갔으니 전혀 안 지었다고는 할 수 없겠지.
부귀영화는 개뿔! 그 근처에도 안 간 나도 이렇게 죄를 많이 지었는데……


50년간 써서 완성된 파우스트는 괴테 자신인 동시에 우리들이었군. 
 난 그 책을 읽으며 ‘미친 인간! 왜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그냥 살다 죽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살다 죽는 것이 결국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것이었구먼,
적어도 나에게는.
그럼 나도 구원을 받는 건가???
에이! 알게 뭐야! 그건 그때 죽어서 생각하자.
지금 살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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