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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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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가,

글을 쓰다가,

써서 이곳, 저곳 옮기다가

그렇게 제목을 바꾸어 쓰려하다가

제목이 아깝다



시제목으로 써먹어야지



아, 먹고싶은 매운탕

집 근처에 민물 매운탕집,

입안에 군침처럼 수족관 안에서 도는 고기

메기, 쏘가리, 하여튼 또 고기

배를 붙이고 가라앉아있는 매운탕

쪼그려 앉아서 예술가나 과학자나 되는 듯 보려다가

예술 같은 소리, 과학 같은 하고 있네

볼수록 침 넘어가는 요리 공상이나 하려면 무슨 짓을 못할까



삼만오천 원, 거기다 소주 몇 병 까면 오만 원이 넘겠지

큰 일을 앞에 둔 것도 아니고

금방 죽을 일도 아니고

혼자 먹자나 그렇고

그렇다가 가족들이나 친구들은 나 사는 데 데리고 오기 싫고

이웃에 그런 거금을 투자할 분수 높은 그것도 아니고



무슨 큰 계획이나 있는 듯,

충분히 먹을 수 있는 능력은 되지만

무슨 바쁜 일이 있어서 면회 가지 못하고

위문 편지나 보내는 듯



그런 포즈가 나와야 되는 데

매운탕집 가게를 지나가면서

눈으로 한번 훑고

머리에 고기 돌아다니지 않고

어금니 깨물어 침 한 번 꿀꺽 삼키고

그런 강한 걸음으로 세상을 살려고 하니



매운탕이 너무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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