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일 | 1966-0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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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 범문사 |
外國貿易과 國民經濟1966년 6월 신영복 원고료 때문에 잡은 펜이었는데도 차츰 써 내려갈수록 펜 잡은 손에 힘이 오르더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거짓일까? 명장 「한니발」은 왼쪽에서 보면 장님이요, 바른쪽에서 보면 성한 사람이요, 정면에서 보면 一目之將이다. 그래서 「한니발」을 장님이라고 우기고 싶던 「스키피오」는 늘 「한니발」의 왼쪽에 가 섰을 것이다. 외국무역도 그것을 어떠한 시각(視角)에서 분석하느냐에 따라 그 내용이 사뭇 달라질 수밖에 없다. 외국무역이 갖는 응분의 무게를 정확하게 달아내기 위해서는 우선은 국민경제라는 거시적 안목에서 다루어야 한다. 더욱이 우리나라처럼 후진경제의 테두리 속에 머무르고 있는 국가에서는 경제규모 그 자체의 증대라든가, 잠재적 제자원(諸資源)의 개발이 문제의 중핵(中核)을 이루고 있음에서 알 수 있듯이 국민경제의 생산력 체계를 정비하는 문제가 가중적(加重的) 의미를 띠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개발도상의 국가, 成熟以前의 경제단계에 처하고 있으면서도 유달리 무역부문만을 따로 떼내어 이를 독립변수로 하는 소위 기술론적 오류와 사치스러운 독단의 부당성을 특히 경계하지 않으면 안된다. 「孤立國家」가 이제는 前時代的 遺物로서 이미 퇴조를 면치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理性國家」라는 冷然한 행동원리에 따라 이합집산(離合集散)을 일삼는 오늘의 국제관계하에서 우리는 오히려 좀 더 고독할 필요마저 느끼지 않읊 수 없는 실정이다. 自助的 기반을 상실한 外延一邊倒의 경제확장에 대하여 차거운 분석시안을 던져보고, 무역이 갖는 응분의 무게를 다시 가늠질해 보는 성실한 태도가 무척 아쉬운 것이 기실 우리의 풍토이다. 「세계경제(世界經濟)는 이미 런던과 뉴욕의 주변만을 맴돌고 있지는 않으며」 숱한 신생국가(新生國家)들이 각각 제나름의 제도적 기반(基盤)과 역사적 특수성을 접목하고 있거니와, 이러한 상황하(狀況하)에서는「비교경제학」의 중요성이 가중되지 않을 수 없다. 성급한 도식화(圖式化)나 「일반론(一般論)」의 진출을 서두른다면 그것은 각국민경제가 갖고 있는 특수성을 간과(看過)하기 십상이다. F. LIST가 무역이란 "우리"와 "그들"간의 거래라고 규정(規定)하였지만, 우리는 우선 「우리의 우리들 자신에 대한 관계(關係)」를 구명(究明)하고, 이를 자조적(自助的) 기반으로 하여 "우리" 와 "그들"간의 문제에로 진일보(進一步)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킨들버거(Kindleberger가) 본서에서 제시한 무역과 경제성장의 문제는 우리에게 큼직한 과제를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남이 써 놓은 책을 말만 바꾸어 내 놓는데에도 참 많은 분들께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아무쪼록 그분들의 연학(硏學)에 진경(進境)이 월등하시길 빌면서 남은 잉크를 말린다. 이 글은 신영복선생님께서 미 MIT대의 C. P. 킨들버거교수의 '外國貿易과 國民經濟'를 번역하시고 쓰신 역자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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