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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와 통화: “우리 장인이 사위가 넷인데, 모든 가족을 소집했어요. 큰 사위부터 막내까지 표단속을 시작하는데, 유시민에 대해 뜨뜨미지근한 생각을 갖은 공무원인 큰 형님이 그런건(전교조나 공무원노조에 대한 입장) 실정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일인데” 그러자 장인 양반이 “아, 그러니까 실정법의 한계를 넓히는 의미에서 유시민을 찍으면 되고…”, 그담 둘째, 셋째, 넷째 이리 표 점검을 들어갔다.
나의 후배 역시 동네 슈퍼에서 “빨갱이”들의 부활을 걱정하는 할아버지의 말을 충실하게 경청한 다음, “운동권이면 똑똑”했었다는 그 할아버지가 예전에 농활 왔던 대학생들로부터 얻은 어렴풋한 기억을, 이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 확인시켜주었고,  ‘표심’까지 흔들리게 만든 토론시간을 가졌다는 전화통화를 했다.

인천의 서민동네 부동산 사무실에서 일하는 나의 동생은 한나라당을 지지하던 사무실 사장이 드디어 송영길을 지지하게 되어, 이제 사무실 분위기가 편해졌는데, “못사는 할머니들이 거의 한나라당이라면서 걱정”이었다. 인정이 많은 동생의 성정을 잘 알고 있는지라 “네가 평소 어른들 대하던 그런 방법으로, 하는데 까지 잘 얘기”를 해드리면 된다는 말을 해주었다. 교육감은 반드시 전교조 활동경력이 있는 사람을 찍고.

나의 직장후배인 그는 며칠 새 고향친구, 공익근무요원, 처가 쪽의 친척들을 단속하느라 애를 쓴 흔적이 역력했다. 그 후배가 근무하는 역의 역무원들과 술 한잔하면서, 각각의 동료들 역시 그 나름대로 표 관리에 열중하고 있음을 느꼈고, 결국은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열정과 연대의식에 동화가 되어 3차까지 이어졌고, 그 여파는 담날 투표소 가는 길을 멀게 만들었다. 술독으로 인해 간신히 투표를 한 셈이 되어버렸는데, 투표 당일 출근한 신촌역 사무실에서 만난 동료들 역시 제 각각 사회를 구하는 소임을 하고 있었다. 전국의 곳곳에서 이러한 움직임들을 막으려면, 국가권력은 모든 정책수단과 역량을 국민통제로 돌리지 않으면 안되었을 것이고,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어떤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한 여론조사에도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이와 같은 지방선거의 결과가 의미하는 것을 무엇일까? 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는 한나라당으로 몰표를 주고, 그 한나라당 정부 집권 2년만에 다시 돌아섰을까? 아마 우리 사회의 희망은 바로 이 표의 힘에 깔린 민의를 제대로 파악하는데서 찾아질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어쩌면 노무현 대통령 서거당시 보여주었던 애도물결과 맞닿아있지 않나 싶은데, 김대중과 노무현 정부하에서 추구되었던 ‘신자유주의적 정책’도 싫고, MB식의 상식과 원칙도 없는 패악정치도 아닌, 일상을 안온하게 해달라는 요구가 담겨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정직하게 일하고 노력하면, 인생의 어느 즈음에 그에 걸맞는 삶의 계획이 실현되는 그런 세상이 우리 국민에게 필요한 것이다. 나는 이것을 생활민주주의라고 부르고 싶다. 국민들은 글로벌화니 세계경쟁력이니, 김문수 말대로 경기도가 상해와 경쟁력이 우위에 서는 그런거에 관심이 없다. 그런데 우리의 정치지도자들은 마치 외부에서 강요되는 질서에 우리의 모든 것을 바꾸도록 하였다. 그 공동체의 구성원이합의하지도 않았던 세계 최고의 무엇 무엇에 목표를 두고 앞으로 나아가자고 했던 점에서, 민주정부나 MB가 신자유주의적이라는 데는 크게 다르지 않다. 모든 정책에서 사람을 우선 배려하고, 발전과 성장은 민주주의 가치와 호혜적인 관계를 가져야 되고, 인권의 수준을 향상시켜주는 것과 연동되도록 정치를 운영해내는 지금과는 질적으로 다른 안목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과연 현재의 민주당 틀에서 이게 가능할지 모르지만, 새롭게 진출한 도지사들과 시장들이 이런 인식을 갖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진보신당식의 진보정치 실험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자기의 정치적 신념을 위해서라면 국민의 열망과 나라를 걱정하고, 거의 학정 수준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일상을 살피지 않는 모습에서 나는 또 다른 MB의 그림자를 본다. 이런 식의 정치실험에 3%도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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