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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읽었습니다. 형님글이 올라오고 바로 읽었지만, 이래저래 바쁘단 핑계로 이제사 몇글자 달아봅니다.
형님이 지적하신 '생활민주주의', 아마 2000년대이후에 주로 거론되는 '생활정치'와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정직하게 일하고 노력하면, 인생의 어느 즈음에 그에 걸맞는 삶의 계획이 실현되는 그런 세상".. 아마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세상이 아닐까 합니다. 새롭게 선출된 단체장 및 지방의원들이 형님의 바람대로 최소한의 상식이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그럼에도 형님이 지적하시는 "진보신당식 진보정치의 실험"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하기 힘듭니다. 저 또한 나름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고민을 해오면서 6.2지방선거에서 보여주었던 진보정당들, 특히 진보신당의 모습에 대해 어떻게 바라봐야하는지 참 어려움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진보신당의 정치실험이 “자기의 정치적 신념을 위해서라면 국민의 열망과 나라를 걱정하고, 거의 학정 수준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일상을 살피지 않는 모습”만을 위한 것이라 보이지 않습니다. 이를 뒤집어서 말하면, 진보신당이 반MB연대에 들어가 단일후보를 지지했더라면 “이는 국민의 열망과 나라를 걱정하고, 거의 학정 수준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일상을 살피는 모습”이라는 말과 동일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비판적 지지”는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진보신당 조차도 ‘비판적 지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심상정의 사퇴가 그 대표적인 단면이라고 보여집니다. 이러한 비판적 지지는 87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제기되었고, 그 비판적 지지의 최대의 수혜자는 민주당이었습니다.

형님도 “현재의 민주당 틀에서 이게 가능할지 모르지만, 새롭게 진출한 도지사들과 시장들이 이런 인식을 갖었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지적하셨듯이, 형님의 민주당에 대한 신뢰가 그리 높지 않은 것은 민주당이 지금까지 해온 것에 평가와 더불어 일종의 비판적 지지에 대한 반성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단편적으로 아니, 직설적으로 얘기해서 이번 선거에서 노회찬후보가 사퇴했더라도 한명숙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100% 없다고 봅니다. 3.3%와 0.6%. 많은 사람들이 노회찬후보가 사퇴했으면 한명숙후보가 당연히 당선되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미 노회찬을 지지한 사람이 한명숙 후보에게 투표할 사람은 전부다 한명숙 후보에게 투표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심상정후보가 사퇴했음에도 엄청난 표가 심상정에게 투표하여 무효표가 되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반면, 저는 오히려 한명숙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랬습니다. 민주당이 선거연합을 하면서 수없이 약속한 것들에 대한 신뢰가 저에게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민주당이 지금까지 보여준 것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오히려 한명숙 후보가 승리해서 민주당이 더 오만방자해지길 바랬습니다. 겉으로 드러내놓지 못하지만 민주당의 논평에서, 박준영의 4대강지지발언에서 민주당의 앞날이 그려집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비판적 지지가 아닌 대안에 대한 지지를 하기를 바랬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대안이 진보신당이 되리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87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사람들의 정치적 행위, 그것이 투표는 특정정당에 대한 지지든, 비판적 지지는 최소한의 정치적 자유(표현)조차도 가로막아왔다고 생각합니다.

형님께서는 진보신당식의 진보정치 실험에서 또 다른 MB를 본다라고 하셨지만, 그 이전에 ‘과연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어떤 차이가 있나’를 먼저 물어 보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국민의 열망과 나라를 걱정하고, 거의 학정 수준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일상을 살피지 않는다’고 질타하면서 최소한의 정치적 자유조차도 포기하라고 강요하는 비판적 지지자들의 모습에서 오히려 전 또 다른 MB를 봅니다.

선거의 결과만 놓고 본다면 반MB연대에 단일후보를 지지했던 민주노동당은 나름의 승리를 했고, 독자노선을 지향했던 진보신당은 초라한 성적을 받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반MB연대가 맞았다고 보진 않습니다. 민주당이 지금까지에 대한 반성이 없는 한, 민주노동당의 이번 지방선거에서의 승리는 ‘언발에 오줌’ 눈 것으로, 이는 향후 한국정치에서 최소한의 진보정치공간마저 사라지게 할 밑거름이 되었다고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언발에 오줌을 누면 그 순간은 따뜻하고 희열을 느끼지만 결국은 자기발을 짤라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향후 어떻게 해야하나?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심상정 후보가 사퇴를 하면서 프레시안에 한 인터뷰에서 가장 와닿는 부분이 있습니다. ‘국민참여당은 노무현정부의 반성으로 노무현을 넘어서야하고, 민주노동당은 정파주의 극복, 진보신당은 민주주의의 대한 반성과 성찰’ 이런 것이 전제가 될 때, 새로운 대안이 그려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야기가 두서없습니다. 그럼에도 6.2지방선거에서의 진보신당의 정치실험이 향후 한국진보정당사에서 새로운 거름이 될지언정, 서민대중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신념만을 지키고, 권력지향적으로만 보여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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