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대상 게시판

청구회추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나무야
더불어숲
강의
변방을 찾아서
처음처럼
이미지 클릭하면 저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숲속의소리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언젠가 <교육연극론특강>이라는 대학원 수업을 말하면서 3주간의 특별수업을 언급하였습니다.
세 차례에 걸친 이 수업과정은 지금까지 배운 교육이론을 바탕으로 실제 연극을 해보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곧, 원생들과 참가자들이 교육연극에서 활용되는 중요 기법들을 학습하고 교육연극의 실제 효과를 체험하는 자리였지요.
둘째주에는 표현력 키우기가 학습목표였고 연관성을 갖는 10가지의 테마가 주어졌는데 여섯번째에 이르러 '다양한 감정으로 걷기'가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8번 문항은 '너무 너무 화가 난다'가 주어졌어요.
자신의 감정을 말로써 표현하는 대목입니다.
모두가 자신이 하고 싶은 말들을 쏟아내는 장면이니 옆에서 참관하는 사람이 었었다 면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로 들렸겠지요.
저도 떠들었지요, 이렇게.

"대통령이 미국에 가더니 쇠고기만 잔뜩 사가지고 오고..."

4월 29일에 있었던 수업이었고 3일 후인 5월 2일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촛불 시위가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4일과 5일을 쉬더니 6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했지요.
5월 29일 농림부 장관의 미국산 쇠고기 고시 발표 후 그날부터 청계광장에서 시청 앞 서울광장으로 옮겨 대대적인 행사로 탈바꿈합니다.
쇠고기만으로 두달넘게 시위를 벌였으니 이제 지칠만도 합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분이 안 풀리는게 있지요.
초강대국인 미국에 대항한다는 사실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100번 인정한다하여도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행보는 참으로 불만스러웠지요.
처음부터 기어서 가다니요.
일국의 대통령인데.
최고 정상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의 대항논리가 불가능하지만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이 가능하거든요.
국민의 자존심을 생각했어야지요.
지금 그대로 드러나고 있잖습니까.
물론 이명박 대통령은 자본 뒤에 자리하고 있는 국가의 논리를 생각했겠지요. 미국산 쇠고기 다음에 다가올 한미 FTA도 염두에 두었겠지요.
그렇지만 국민들의 마음은 너무도 익숙한 고개숙인 대통령을 보고싶지 않았거든요.
신자유주의 체제에서의 국가 발전이라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아셨어야지요.
앞서의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 초기 미국에 가서는 할 말은 하겠노라고 하더니 두가지 선물을 가지고 왔지요.
하나는 자신의 생존 활동은 미 정보국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과 또 하나는 이라크에 대한 한국군 파병이지요.
선물을 받아온 게 너무 초라합니다만 그래도 할 말은 하겠다는 용기가 가상했었습니다. 하루아침에 바뀐 노무현 대통령의 태도를 보며 미국의 충격요법도 대단하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앞서 김대중 대통령의 좌파적 시각까지 끌어들인 국가적 운용과 그 앞의, 정치적 입지의 한계를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친일의 상징적 요소인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와 군부(軍部)의 정치활동을 차단시킨 김영삼 대통령의 업적은 그런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싫으나 좋으나 이러한 토대 위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국가 운영을 설계했어야 합니다.
경제가 지상과제는 아니고 경제 운용이 중요한 과제였다라는 사실, 미국에 한 방 크게 맞더라도 할 말은 하겠다는 굳건한 의지가 그 다음차례였다는 것이지요.
우리 국민의 저력을 너무 무시했어요.
우리 국민들의 수준을 2,30년 전으로 후퇴시켰다는 사실을 지금이라도 상기하여야 합니다.

촛불이 첫번째 경계선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광우병 쇠고기 문제로 불거지긴 했으나 그 이면의 사항들을 국민은 잘 알고 있으니  이번의 촛불시위는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서울광장으로 자리매김된 시청 앞의 촛불광장은 시민들에게 전면개방되어야 합니다.
잔디에겐 좀 미안한 일이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재임하는 동안만은 계속 사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힘이 부칠 때면 전에도 그래왔듯이 1인 시위나 릴레이 시위등으로 명맥을 이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이 촛불시위의 발화가 교복부대, 김밥부대, 유모차부대에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우선 7월 19일에 있는 중고생들의 토론회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들이 주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우리가 무섭지 않아요?'라는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아야 합니다.
방학이 끝날 무렵, 지칠대로 지쳐 갈팡질팡할 때 이번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에 다시 한번 물어봐야 합니다.
자칫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증발시키거나, 폭력으로 치달을 뻔한 촛불시위를 비폭력 평화시위로 되돌려 놓은 신부님들의 노고를 기억해야 합니다.
역사는 2008년 6월 30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들이 주관한 촛불광장을 기록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이후 어제까지 이루어진 6일간만의 시위로는 너무 짧아요.
그래서 촛불광장이 지지부진하게 될 때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에 다시 물어서 촛불시위의 진행여부를 물어봐야 합니다.
여러가지 외부적 요인과 돌출적인 사건이 변수이긴 합니다만 이와같은 기조는 유지되어야 해요.
지금 촛불시위를 멈추어버리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아무런 성과가 없다하더라도 이명박 대통령 재임 기간동안 촛불시위가 유지되면 그것으로 성과는 자리매김될 수 있습니다.
촛불문화제가 꺼지면 너무도 익숙한 관제 문화제가 그 순서를 잇습니다.
막아야 합니다.
힘을 보탭니다.
지난 7월 4일에는 불교계의 시국법회가 있었지요.
현장에 이런 문구가 있었다고 해요.
이 글을 올리며 글을 맺습니다.  


                 우(牛) 참회문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하오며
      사람이 사람의 고기(인육 人肉)을 먹음이나
      소에게 자신의 살과 뼈를 먹인 것이나
      무엇이 다른가?

       소에게 자신의 살과 뼈 내장을 먹여
       광우병을 유발시킨
       인간의 잔혹함을 참회합니다.

       소에게 우육(牛肉)을 먹인 자들!
       국민에게 고통을 안기는 지도자!
       그 잔혹하고, 어리석음을 참회합니다.

       자신의 살과 뼈, 내장을 먹고
       비틀거리며 고통속에 죽어간
       모든 소(牛) 영가(靈駕)시여!

       잔혹하고 어리석은 인간들을 대신하여
       참회하고, 참회하며, 참회합니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 촛불이 첫번째 경계선을 마주하며 4 유천 2008.07.07
3084 촛불의 광화문 1 01 2008.06.18
3083 촛불을 밝히며 시린 손을 호호 불다가 4 레인메이커 2008.12.15
3082 촛불을 들자 임윤화 2008.05.16
3081 촛불아 모여라 권종현 2008.05.07
3080 촛불번개 한번 하죠? 6 김세호 2008.05.30
3079 촛불, 자동차살인 뺑소니 사건경위및 사후처리.. 7 한서 2008.07.27
3078 촛불 후기와 '아이들에게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레인메이커 2008.12.21
3077 촛불 집회 그리고 그 이후의 참가후기 1 한서 2008.05.31
3076 촛불 시위를 비롯해 사회수업을 어찌할까 헤아리며... 레인메이커 2008.06.01
3075 촛불 100일, 잔치는 끝난 걸까? 조원배 2008.08.11
3074 촘스키의 우려 솔방울 2003.03.10
3073 초청강연 2 화일권 2006.09.05
3072 초청 강연회- '독도 영유권과 중간수역' 조진석 2005.03.29
3071 초롱초롱한 눈빛들, 광화문은 '축제의 현장' (브레이크뉴스) 이명옥 2004.03.16
3070 초딩, 자전거 길을 만들다 1 레인메이커 2008.10.29
3069 초등학교에서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대응에 따른 수업을 모색하다가.. 레인메이커 2005.04.07
3068 초등교사로 어린이날을 맞으며.... 3 레인메이커 2010.05.05
3067 초등3학년 정상우의 6월 1일 일기 10 정한진 2008.06.02
3066 체육대회.. 8 윤수영 2007.05.13
Board Pagination ‹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167 Next ›
/ 16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