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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전교조 서울 서부초등지회 참실 연수에 다녀왔습니다.

그 자리에서 사회과 수업이야기를 나눴는데...

교사가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그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이 무엇인지를 먼저 헤아린 후에 아이들과 함께 배움의 길에 동참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수업기법과 방법이 아닌 수업에서 어떤 '관점'을 지니며 아이들과 마주설 것인가를 더불어 나눴네요. 사실 그것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각성하고 성찰하는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지금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는 촛불시위를 보며 희망을 느끼며 젊은 초등교사들이 많이 접속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인디스쿨'에 올린 글을 함께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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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시위 방송을 보고 있다.
(지금 현재 물 부족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감히 귀한 물을 나라의 주인인 시민들에게 물대포로 쏘다니.. 참 한심하다! )

이게 현실인가 싶을 정도로 황당한 일이 지금 고스란히 일어나고 있다. 서울 곳곳과 전국이 영화 촬영 장소로 바뀌며 시시각각 역사의 생생한 움직임과 마주서고 있다.

안타깝게도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최소한의 바른 정치만 했어도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 그러나 그런 기대는 여지 없이 무너져내렸다.

그럼에도 쉬이 좌절하거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 동안 가리어져 있던 부조리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곪아터질 환부가 이제서야 제대로 알려지며
뒤늦은 감이 많긴 하지만 (치료를 할 수 있는) 적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어쩌면 지금 이 상황마저
그들이 바라는 것처럼 그냥 일순간의 해프닝(뜨겁게 끓었다 쉬이 식는 '냄비')로 그치고 만다면 그 후에는 가히 감당하기 힘든 거대한 좌절 속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힘이 이어질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면 좋겠다!


지금 일어나는 상황은 그동안 여론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요리해왔던
언론이라 말하는 것조차 부끄러운 사람들의 실태가 드러나는 가운데...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시위를 생방송으로 전하며 시시각각 소통하는 문화 속에서 과거 그들이 막강하게 지니던 정보의 독점이 와해되면서 그들의 곡필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아이들과 이 주제를 갖고 찬찬히 세계 여러나라의 '시민 불복종' 이야기를 함께 나눠도 좋을 듯싶다.

사실 재미있는 것은 어떤 권력이든 처음에는 신성한 '법'이라는 이유로
용기있고 뜻 있는 행동들에 단죄를 가하려 했다.

예를 들면 그림책 '사라, 버스를 타다' 같은 경우이다.
이는 불과 얼마 전까지 어처구니없이 자행된 흑인차별을 다루고 있다.

흑인과 백인이 앉는 좌석이 다른데..감히 어린 여자 흑인 아이가 그 법을 어기며 도리어 왜 그러냐고 항의를 하면서 시작된 흑인 민권 운동의 역사를 담담히 담아낸다.

그런데 그 때 만일 그 아이를 비롯해서 사람들이 그저 주어진 실정법을 잘 지켜야한다는 당위로 저항하지 못했다면 지금도 미국 내에서 흑인들은 백인들과 같은 좌석에 앉지 못하며 지낼 것이다.

사실 법은 사회적 약속으로 그것을 함께 지켜나가는 것이 바람직하겠으나,
그 법이 잘못 되었을 경우에는 그 법을 바로 고치는 노력이 필요하다.


작년'우리아이들 6학년 수업사례'에도 기고한 내용이지만
사실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소크라테스는 잘못된 법은 바꿔야한다는 시민불복종의 효시를 이룬다.
(이 내용은 얼마 전 헌법재판소에서도 교과서의 내용이 잘못되었다며 권고를 했다.)

그럼에도 준법정신을 강조하며 훈육받은 많은 이들은 법의 신성함을 부여한 채 정작 중요한 의미들을 놓치곤 한다.


4.19와 5.18 민주항쟁이 당시에는 불법으로 규정되었다. 하지만 지금 그 날들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끌어올리며 그 나마 이 정도로 우리가 자유롭게 살아 숨 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주었다고 재평가받으며 기억해야 날들로 공유되고 있다.

일련의 시위를 보며 그것이 불법이 아니냐, 또는 교통체증이 되고 시민들을 불편하게 한다는 논리 자체에 대해 톺아볼 수 있어야 한다.


지나간 역사에서만 교훈을 찾으려 하지 말고,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함께 동참하며 그 안에서 새 길을 더불어 모색하면 좋겠다.

그저 일회성 시사 수업이 아니라 교실 안에서도 폭 넓게 아이들과 이 주제를 갖고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신중하게 마련해보면서. 뜨거운 가슴을 쉬이 식히지 말되, 이 문제들을 어찌 풀어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함께 연구해보면 좋겠습니다.


지난 24일에는 유모차를 끌고 아이와 함께 여의도에서 열린 교사대회에 다녀왔습니다.

이젠 아이와 함께 촛불을 밝히며 저 자리에 함께 해야겠네요!
(아쉽게 아이가 감기 기운이 있어 동참하지 못하고 방송을 보고 있지만...)

밤 바람을 가르며
삼각산에서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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