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대상 게시판

청구회추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나무야
더불어숲
강의
변방을 찾아서
처음처럼
이미지 클릭하면 저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숲속의소리

댓글 1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슬픔이 너무 많아서

눈물이 너무 많아서

서러움의 골이 너무 깊어서

오늘도 난 검은 밤하늘을 바라보네.......


# 검은 밤
검은 어둠속에서 집을 나서는데 시간이 촉박 합니다. 마침 주차장에서 같은 빌라에 사는 차가 나오길레 급한 마음에

“안녕하세요! 저 큰길까지만 좀 태워주시조?”

라는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그랜다이져는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장비가 없으면 어떻게 할까 싶어서 장화 세 켤레와 장갑 헌옷을 포대에 담아서 가지고 가는 발걸음이 느리기만 합니다.  다행히 늦지 않게 구로구청에 도착 하여 봉사라는 아름다운 가슴을 가진 님들과 태안 신두리 해수욕장으로 갔습니다. 저야 직장에서 하루 휴가를 내고 왔다고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생업을 미루고 검은 기름을 제거 하겠다고 한달음에 달려왔습니다.

#지구의 검은 눈물

처음으로 낯선 장비로 중무장을 하고 나선 바닷가의 겨울바람은 온몸을 밀어내고 때리고 있습니다. 마치 나의 탐욕으로 더럽힌 바다를 질책이라도 하듯이 사납게 얼굴을 할퀴고 있지만, 모두들 추위 보다는 가슴을 쓸어내리는 한숨만 깊이 내쉴 뿐입니다. 화석연료에 신음하는 지구가 흘리는 눈물 같은 검은 원유 덩어리들이 곱디고운 백사장 여기저기에 뚝뚝 떨어져 있는 광경을 보며 떨어지는 것은 낙엽뿐 이여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아봅니다.

우리는 신두리 해수욕장 백사장에 흘러온 원유를 삽으로 퍼다가 포대에 담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모두들 힘들고 힘이 들지만 누구하나 힘들다고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아주머니는 포대자루를 잡고 남자들은 삽으로 원유에 오염된 모래를 포대에 담습니다. 담고 담아도 도대체 이 작업이 언제 끝날지 모를 일처럼 암담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리 힘들게 담아도 다시 밀물이 들어오면 바다에 떠있는 원유가 다시 이 백사장으로 흘러들어온다고 하니 이 작업이 허무하기도 하고 헛일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가지다 얼핏 삽질로 대변되는 의미가 떠올랐습니다.

흔히 생뚱맞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

“어이구 삽질하고 있네....끌 끌끌....”

그래서 한 사람이 떠올랐습니다. 대한민국 삽질의 달인 삽질의 고수 삽질의 원조 몽니의 원천 JP가 떠올라 그이가 와서 삽질을 하면 금방 없어지지 않겠나는 실없는 농을 쳐보기도 하였습니다.삽질에 익숙하지 않은 몸이라 금방 지치기 시작 합니다.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강도는 점점 더 쌔져가는데 몸은 점점 더 굳어져가고 손가락이 점점 더 오므라져 갑니다. 얼굴에 쓴 마스크는 왜이리 자주 흘러내리는지 마스크를 올리느라고 지체되기만 합니다.


#3.봉사하는 사람이 봉사하는 사람에게....

수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밥을 먹으러 갑니다.
봉사하는 사람이 봉사하는 사람에게,

“수고 하시었습니다”라고 합니다. 그들이 퍼주는 것이 밥만이 아니라고 생각 하여보며 차가운 바닥에 앉아 김치찌개에 밥을 말아서 먹습니다. 배가 부르니 추위도 조금은 가시는 것 같습니다. 한숨쉬지도 않고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모두들 자기 일자리로 다시 돌아갑니다.

#4.돈이 사람을 망치는것인지.....

처음에 태안에 내려오면서 그곳에서 펜션을 하는 사람들의 생업에 대하여 걱정을 많이 하였지만, 이곳에서 많은 아쉬움을 가져 봅니다. 수천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왔지만, 이동 화장실은 세칸 밖에 없어서 수십명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심히 불결한 상태에서 용변을 해결하는데 어느 숙박업소 한곳도 화장실을 개방한곳이 없었습니다.

어느 숙박업소는 빨간 줄로 줄을 치고서 자기 집에 들어오면 엄단하겠다는 무시무시한 경고문 까지 붙여놓았습니다.

사람만이 희망이라고 믿으며 남의 일에 이 추운 날 고생하는 사람도 있는데 어찌 그럴 수 있는지 상인들의 이기심에 다시 한번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5.물처럼 살아라.물처럼 살아라.

금강산 비로봉 꼭대기에 홀로 서있는 낙락장송의 독야 청정함을 부러워하기보다, 장송의 솔잎에서 떨어지는 빗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여봅니다. 빗물이 다시 모여 여럿이 모여 냇물이 되고 절벽을 만나면 용기 있게 뛰어내리고 용소에서 다시 휘몰아쳐 더욱 거센 물살이 되어 계곡을 내려와 웅덩이를 만나면 고요히 묵상하며 사색하고 다시 힘차게 강물로 내려와 넓은 들을지나 마침내 세상에서 가장 낮은 바다로 내려오듯이 나도 물처럼 살아가리라 다짐하며 밀물이 나를 밀어내는 시간에 다시 나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 태안바다의 검은 눈물 12 김우종 2007.12.14
3144 탐라서각연구회 4 이윤경 2008.10.01
3143 탈핵 관련 <1차 독일견학 국민보고회>와 <2차 독일 견학단 모집> 안내합니다. 소흘 2011.08.14
3142 탄핵무효 백만인대회 동영상3부 나무에게 2004.03.22
3141 탄핵무효 백만인대회 동영상2부 나무에게 2004.03.22
3140 탄핵무효 백만인대회 동영상1부 나무에게 2004.03.22
3139 탄생을 축하합니다 27 이승혁 2008.04.30
3138 탄생을 축하합니다 14 이승혁 2009.09.15
3137 탄광촌의 영광이 끝난 자리에서 만난 선생님(?) 2 박영섭 2008.06.26
3136 탁한 날 맑은 마음으로 쓴 편지.. 레인메이커 2004.04.02
3135 타자, 내 안에 깃들다 2 이명옥 2007.04.17
3134 크레파스 1 김성숙 2007.01.09
3133 크레인 위에 사람이 있습니다 4 이산 2011.06.17
3132 퀼트 5 고운펜 2007.04.15
3131 쿠바에서 나눈 이야기 (생각을 키우는 교육을 꿈꾸며 ) 레인메이커 2007.02.09
3130 쿠바에 다녀왔습니다 (모토 사이클 다이어리1) 레인메이커 2007.02.08
3129 6 삼보 2007.04.10
3128 콜럼부스의 달걀 -처음처럼 69쪽 3 빈주먹 2007.02.17
3127 코카콜라의 비밀-열린 모임을 다녀와서 2 정용하 2004.04.12
3126 코빌의 우울한 봄 2 박 명아 2007.01.10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67 Next ›
/ 16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