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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5 20:52

중국수교 15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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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대만에서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읽은 한국 신문에 중국수교 15주년을 논평하는 기사가 여러 지면에 할애되어 있는것을 확인했다. 주로 중국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그에따른 한국의 경제, 국가 위상에 대한 위기감을 극복하자는 내용이 주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정확히 5년전 이날, 입사한지 일년이 채 되지 못한 상태에서 떠난 중국 출장 비행기 안에서 중국수교 10주년을 축하하는, 당시 북경 한국 유학생회 총학생 회장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던 기억이 엊그제였는데, 벌써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5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흘러버린 것이다.

강산이 1.5번 변한 지금 중국은 무엇이 바뀌었을까?

수요일 대만 타이쭝(台中)에 있던 경소상 딜러 컨벤션에 참가한후 타이뻬이로 올라오는 법인장님 차안에서, 술한잔 걸치시고 동석하신 법인장님으로부터 중국의 변화에 대한 의미심장한 말씀을 들을수 있었다.(이 대만 법인장님은 5년이 넘게 북경 분공사의 분공사장을 역임 하셨던 분이다.)

"대만에 와서 대륙(대만에서는 중국을 '대륙'이라고 부른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니 내가 처음 중국에 출장 다니곤 했던 93년에 비해 정말 너무 많은것이 바뀐것 같다. 그중 가장 아쉬운 것은 이 친구들의 돈에 대해 무서울 정도로 집착하는 그 '광기'같은 느낌의 발견이다. 예전에는 술집에 가서 팁을 주거나 매장의 세일즈맨들 만나면 어떤 '정'같은것이 느껴졌는데, 지금 이친구들 나 바라보는 눈빛은 오로지 '돈 나오는 기계'를 대하는것 같은 느낌들이야.

이 친구들의 이 집착이 올림픽이 끝나면 어디로 향할까? 바로 옆의 한국은 온전할까? 어쩌면 중국의 이러한 분위기에 한국 기업들도 상당부분 일조를 했던것은 아닐까?"

북경 최대의 가전 유통인 따중(大中) 총재를 구워삶아 그의 아들까지 분공사 사무실에서 일하게 만들 정도로 뛰어난 수완을 가지고 있고, 중국 총괄 사장님의 끝없는 인정을 받고계신 '천상 회사형 인간'으로 장수하실 분의 입에서 나온 말씀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무거운 이야기 들이었다.

중국수교 15주년을 앞둔 2주전 나는 더불어숲 멤버들과 함께 중국 고도의 도시 서안(西安)을 여행했다.

과거의 영화를 끊임없이 그리워 하며 그 영광을 되찾기 위해 집착하는 그곳 도시를 바라보며, 어쩌면 이 중국의 폭발적인 변화의 물결들이 결코 한국과 타자화 되서 판단 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참으로 많이 들었다.

중국수교 초기에 시작한 유학생활. 그리고 회사에 입사한후 여전히 중화권 시장들을 담당하며 물건을 팔기위해 이도시 저도시를 돌아 다니고 있는 나, 과연 나는 5년, 그리고 10년후에는 어떤 시선으로 중국을 바라보며 그곳과 관계 맺으며 생활하고 있을까?

누군가, "'나는 중국의 문자의 발전 현황을 안다'. 또는 '중국 가전 유통판매 현황을 안다.'는 말은 성립이 된다. 하지만 '중국을 안다.'라는 광오한 말은 결코 성립될수 없다. 중국은 너무도 넓고 너무도 오래된 곳이기 때문이다."고 했던 말이 무엇보다 깊이 이해되고 있는 요즘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중국행 슬로보트'라는 수필의 한문장을 옮겨본다. 이 문장처럼 저마다 마음속에 '저마다의 중국' 혹은 '그무엇'을 '자신만의 생각 필터'를 통해 꾸준히 정리, 분석하며 살아가고 있는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러한 '각자의 무엇'에 대한 느낌으로 자신들의 미래도 함께 설정하면서 말이다.

어쩌면 '각자의 미국', '각자의 북한'도 마찬가지로...

-김동영-

'나는 도쿄의 거리를 바라보면서 중국을 생각해 보았다.

나는 그렇게 해서 많은 중국인을 만났다. 그리고 나는 중국에 관한 수많은  책을 읽었다. <사기(史記)>로부터 <중국의 붉은 별>까지, 나는 중국에 대해 좀더 많은 것을 알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중국은 나만의 중국일 따름이다. 그건 나만이 읽을 수 있는 중국이다. 내게만 메시지를 보내는 중국이다.  지구 위에 노랗게 칠해진 중국하고는 다르다. 또 하나의 중국인 것이다. 그것은 하나의 가설이며, 하나의 잠정적인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그것은 중국이라는 말에 의해 잘려진 나 자신이다.

나는 중국을 방랑한다. 하지만 나는 비행기를 탈 필요가 없다. 그 방랑은 이 도쿄의 지하철 안이나 택시의 뒷자리에서도 행해진다. 그 모험은 이웃 치과의 대기실이나 은행 창구에서도 행해진다. 나는 어디나 갈 수 있고, 어디도 갈 수 없다.'

-무라카미 하루키, [중국행 슬로보트]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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