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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7.05.25 21:03

청개구리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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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찌뿌둥 하다.
구름의 무게가 대지의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땅으로 한방울 두방울 눈물을 떨구고 있다.
차에서는 배호의 흘러간 노래가 마치 내 마음의 색깔처럼 호수가의 안개처럼 낮게 깔리고 있다.
갑자기 썬그라스를 꺼내어 눈을 가리어 본다.
흐린날 왠 썬그라스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날 갑자기 주책 없이 눈물이라도 흘러내리면  영 아니지 않은가?

차는 부산 방향으로 접으들고 정체도 어느정도 지나왔다.
징조로만 보이던 빗방울이 드디어 차 유리창을 때리는 것이 꼭 나의 게으름을 탓하는 듯 하다.
비만 오면 개울가에서 엄마 개구리 무덤이 떠내려간다고 울어대던 청개구리가 지금의 내가 아닐런지 모르겠다.
어머니 산소에 상석을 놓고 묘 공역을 한지가 언제인데 이제야 찾아가는 길에 비가 내리고 있다.
마치 어머니가 나를 나무라시는 듯 유리창을 두드리는데 소리가 없다.
큰소리로 두들기면 무섭기라도 하련만,나직하게 떨어지는 비는  자국만 보이고 흩어지는것이 오히려 나의 무심함에 대한 질책으로 받아진다.

분당을 지나 광주군 오포면 천주교 공원묘지 입구에 도착 하여 생전 즐겨드시던 인절미 한조각과 안동소주,사과 하나를 들고서 산소에 오르니 언제나 용서와 사랑만으로 안아주시던 어머니 모습처럼 빗줄기는 거두어지고 그윽한 모습으로 웃으시며 반기는 듯 하다.

공원묘지 한평에 누워신 어머니 ...고이쉬라 물길로 주 나 인도 하시고....

한평의 공간에 상석도 없이 누워신 어머니의 산소는 옆의 다른 산소와 놓고 볼때 안쓰럽기 그지 없었는데 올해는 잔디마져 내려 앉아 상석과 테두리석 공역을 하기로 하였다. 상석도 새로놓고 묘지 테두리도 화강석으로 깔끔하게 공사를 하였다.새로 놓은 잔디는 황토색을 옷으로 입고 자리를 잡지 못하고 상석 주위는 미처 정리되지 않은 손길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흙이 여기 저기 어지럽혀 있다.

부지런히 산소 주위를 정돈 하고 차려온 상으로 성묘를 하고 자리에 앉아서 매화나무 가지를 보니 저번에 꽃순이 올라오던 매화나무에 매실이 소복하게 열리었다.
십년전에 작은 나무로 심었던 매화나무가 이제는 튼실하게 자랐다.
그 매실의 열매를 한번도 수확을 한적이 없는데 올해 처음으로 한줌을 수확 한다.

어제 보았던 산초잎 염장하여 고추장에 박아서 짠지로 먹으면 색다른 맛이라는 블로그 기사를 보고서 한번 해보았으면 했는데 어머니 산소 옆 산에 산초나무가 두그루가 있길래 어린 새순을 따기로 한다.

비탈에 서있는 산초나무 가지를 땅기고 새순을 따면서 한가지에서 다따면 금방 따겠지만 그건 나무에게 할 도리가 아니기에 한가지에서 조금 채취하고 다른 가지로 옮기어서 따기로 한다. 한가지에서 다 따버리면 그 나무에게 얼마나 고통이겠는가?
내년에도 이 나무가지에서 새순이 올라오고 나도 내년에 이나무 앞에서 다시 나무에게 말하며 조금만 어린 잎을 줄수 없겠니 물어보자......

다시 하늘에서 빗방울이 얼굴을 때리며 이제는 돌아가라고 한다.
그래 이제는 돌아가야 할 때 이리라....

어머니 산소에 나 홀로 절을 한다.
아이 엄마와 아이들의 소리는 마치 골목길을 돌아가듯 멀리서 들려 온다.
이 땅에 차거운 대지에 당신을 누일 때 살아생전 옷한벌 못사드리고 베옷 한벌이 처음이자 마지막 옷이냐고? 울었는데 이제 사십이 되어 겨우 산소에 상석 하나 놓는 무일하고 한심한 청개구리 일 뿐이다.

다시금 목이 메여 온다.
그날이 어제 이건만 오늘처럼 가슴을 파고 든다.
안동 소주에 취하여서 일지.....그날의 상처에 상채기가 나서 일지....또 그날 처럼 그렇게 흐느껴 본다.

“"미안 합니다.그리고 고맙습니다"

어머니에게 말씀 드리고 산에서 내려온다.


관리사무소 옆에 묘지 관리사무소 일하시는 분들이 오후 일을 나가기에  분주 하다.
그 분들에게
"안동 소주 한잔 드시겠어요?“
여섯 일곱분에게 한잔씩을 권하고 더 드시라고 하였더니 모두들 독하다고 고개를 흔드시며 색다른 맛에 고개를 끄덕이신다.

그분들이 누구들이냐?
어머니 산소를 돌봐아주시는 분들이 아닐까?
떠나는 나를 붙잡고 소담 스럽게 자란 상추 한봉지를 따서 가지고 가라고 준다.
주는 안동 소주 한잔에 취하고 빠알갛게 자란 속살의 상추의 빛깔에 가슴 먹먹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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