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대상 게시판

청구회추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나무야
더불어숲
강의
변방을 찾아서
처음처럼
이미지 클릭하면 저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숲속의소리

2007.01.09 10:11

크레파스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학교에 입학했을 때
내 손에 줘어진 크레파스는 8개색이었습니다.
그  당시엔 크레파스집을 종이로 만들었어요

하얀 습자지가  한장 올려져있는
8가지 크레파스를 보면서
꼬마는 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색을 그려보고 싶었지만
엄마는 아껴쓰라고 말했습니다.

꼭..미술시간에만 쓰라고 해서
진짜로 미술시간에만 그것도 아주 아껴가며 크레파스 색을 칠했습니다.

그 뒤로 16가지 색을 가진 크레파스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내 주변 아이들이 32가지 색을 냉큼 사가지고 와서 책상위에
올려놓았을때..
그 32가지 색을 하나하나 다 들여다 보고 싶어서..
얼마나 마음졸였는지 모릅니다.

그 뒤로..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아이들과 시인의 고향을 찾아서란 제목으로
버스 한대 불러서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상품으로..크레파스를 준비했습니다.
32가지도 아니고..무려 60가지인 크레파스는
들기에도 묵직하니..듬직한 ..상품이었습니다.

그런데..아이들의 반응은..나와는 좀 달랐습니다.
이미 크레파스 정도는 신학기 선물로 다 받아논 상태라.
그 선물이 내 생각처럼 빛나는 선물이 아니었습니다.


남은 크래파스를 나도 한개 갖고 싶다고 말해서.
60가지 색을 갖춘..크레파스 하나가 내 책장에 있습니다.

그러면서
한가지 알게 된것이 있습니다.

나는 몇개짜리 크래파스일까..
어느날 문득 .나에게 찾아온 생각압니다.
내가 경험한 일들 키워낸 생각들..
이런 것들이 나에게 새로운 크래파스로 남아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영복선생님을 알게 되었을때..
200개짜리 크레파스를 본것처럼..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색이 많은 것은  칠한 재료가 많이 준비된 것입니다.
그래서 색이 많이 준비된 분이 그리는 그림은 섬세하고
알아듣기 쉽고...바로 알게 되고..아름답죠


인간은 그렇게 삶안에서 색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색갈이 많아도..흰색과 검은 색의 중간일 뿐입니다.
한정된 인생속에서...처음과 끝은 그렇게 흰색과 검은색일 겁니다

박명아님의 경험이.
이곳에 보여진다해도  크레파스 색갈..들여다 보듯이..
그렇게 볼것입니다.

그리고  함께  읽어주는 것도 큰 위로란 것을...
알고있습니다.

내 아이가..생후 3개월 정도되었을때 수술을 위해
주사실로 들어가는데..여러가지 슬픔이 복받쳐..울고 있었습니다.
소리내어 펑펑.. 울고 있는데
복도를 지나가던  눈 동그랗고 머리색갈 노란..스페이쉬 여자분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나를 쳐다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I know..I know....

단지 이 두마디 뿐이었는데도 내 눈에선 어느새 눈물이 그치고 그여자의 눈을 말갛게 쳐다보았습니다.
지금 내 슬픔을 안다고 말하는 저 외국여자가 엄마의 따스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위로란 이런것이구나...공부하는 순간이었어요.

작은 기쁨이 큰 슬픔을 위로한다는 신영복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저 순간을 떠올렷습니다.

--------
박명아나무님의 마음이 전해져서..내가 어떤 마음으로
박명아나무님의 글을..읽을 거란 이야길 하려다가.이렇게 길어졌네요.

어떤 결정이든 나무님의 마음이 편안하길 바랍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145 태안바다의 검은 눈물 12 김우종 2007.12.14
3144 탐라서각연구회 4 이윤경 2008.10.01
3143 탈핵 관련 <1차 독일견학 국민보고회>와 <2차 독일 견학단 모집> 안내합니다. 소흘 2011.08.14
3142 탄핵무효 백만인대회 동영상3부 나무에게 2004.03.22
3141 탄핵무효 백만인대회 동영상2부 나무에게 2004.03.22
3140 탄핵무효 백만인대회 동영상1부 나무에게 2004.03.22
3139 탄생을 축하합니다 27 이승혁 2008.04.30
3138 탄생을 축하합니다 14 이승혁 2009.09.15
3137 탄광촌의 영광이 끝난 자리에서 만난 선생님(?) 2 박영섭 2008.06.26
3136 탁한 날 맑은 마음으로 쓴 편지.. 레인메이커 2004.04.02
3135 타자, 내 안에 깃들다 2 이명옥 2007.04.17
» 크레파스 1 김성숙 2007.01.09
3133 크레인 위에 사람이 있습니다 4 이산 2011.06.17
3132 퀼트 5 고운펜 2007.04.15
3131 쿠바에서 나눈 이야기 (생각을 키우는 교육을 꿈꾸며 ) 레인메이커 2007.02.09
3130 쿠바에 다녀왔습니다 (모토 사이클 다이어리1) 레인메이커 2007.02.08
3129 6 삼보 2007.04.10
3128 콜럼부스의 달걀 -처음처럼 69쪽 3 빈주먹 2007.02.17
3127 코카콜라의 비밀-열린 모임을 다녀와서 2 정용하 2004.04.12
3126 코빌의 우울한 봄 2 박 명아 2007.01.10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67 Next ›
/ 16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