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내내 청산을 이루어 녹색을 함께 해 오던
나무들도 가을이 되고 서리가 내리자 각기
구별되기 시작합니다. 단풍드는 나무, 낙엽지는
나무, 끝까지 녹색을 고집하는 나무 ...
바람이 눕는 풀과 곧추 선 풀을 나누듯 가을도
그가 거느린 추상(秋霜)으로 하여 나무를 나누고
심판합니다.
여름징역살이
여름 내내 청산을 이루어
어제와 오늘 사이
어느 목공의 귀재(鬼才)가
아픔과 기쁨
아름다운 도자기가
세상의 누구도 외딴 섬이 아닙니다
서삼독
샘터찬물
사색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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