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옆집 그 여자
- 김창완
그리하여
그 여자 순대장사 시작했지
먼지 바람 잘 날 없는 시장바닥에
그 여자, 내장 꺼내 도마 위에 올려 놓지
그리하여
그 여자 기름때에 절어 갔지
손도, 앞치마도, 세월까지도
순대보다 시커멓게 타버린 사랑마저
인제는 칼로 베도 아프지 않지
썰어서 팔아 버린 내장 길이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그 여자도 모르지
논둑처럼 꾸불텅, 밭둑처럼 꾸불텅
고향까지 갈 것인가, 저승까지 갈 것인가
밤중까지 돼지창자 까뒤집는 그 여자
돼지처럼 먹고 자고, 아무렇게나 살았지
사람들께 살점 모두 발라 내주고
인제는 창자까지 썰어서 파는
순대장사 벌인, 우리 옆집 그 여자
그리하여
그 여자, 새벽마다 식칼 쓱쓱 갈지.
번호 | 분류 | 제목 |
---|---|---|
43 | 서화 에세이 | 不鏡於水(불경어수) |
42 | 서화 에세이 | 里仁爲美(이인위미) |
41 | 서화 에세이 | 북극을 가리키는 지남철은 |
40 | 서화 에세이 | 執中無權(집중무권) 1 |
39 | 서화 에세이 | 가을을 남김없이 담을 수 있는 |
38 | 서화 에세이 | 사랑은 생활을 통하여 서서히 경작되는 농작물 |
37 | 서화 에세이 | 가장 먼 여행 |
36 | 서화 에세이 | 세상의 누구도 외딴 섬이 아닙니다 |
35 | 서화 에세이 | 평화로 가는 길 |
34 | 서화 에세이 | 대상에 대한 올바른 인식 |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