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옆집 그 여자
- 김창완
그리하여
그 여자 순대장사 시작했지
먼지 바람 잘 날 없는 시장바닥에
그 여자, 내장 꺼내 도마 위에 올려 놓지
그리하여
그 여자 기름때에 절어 갔지
손도, 앞치마도, 세월까지도
순대보다 시커멓게 타버린 사랑마저
인제는 칼로 베도 아프지 않지
썰어서 팔아 버린 내장 길이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그 여자도 모르지
논둑처럼 꾸불텅, 밭둑처럼 꾸불텅
고향까지 갈 것인가, 저승까지 갈 것인가
밤중까지 돼지창자 까뒤집는 그 여자
돼지처럼 먹고 자고, 아무렇게나 살았지
사람들께 살점 모두 발라 내주고
인제는 창자까지 썰어서 파는
순대장사 벌인, 우리 옆집 그 여자
그리하여
그 여자, 새벽마다 식칼 쓱쓱 갈지.
더불어한길
碩果不食(석과불식)
바람이 되어
어두운 밤을 지키는 사람들이
나스카 그림에 대한 讀法(독법)은
주춧돌에서부터 집을 그리는
우리는 누군가의 生(생)을 잇고 있으며
따뜻한 가슴과 냉철한 理性(이성)이
우리는 오늘도 저마다의
어리석은 사람의 愚直(우직)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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