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서평]신영복의 『나의 동양고전 독법 : 강의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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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일 2015-03-17
미디어 중앙일보_진성준

중앙일보 2015.03.17
[기고-진성준의 뜨거운 정치] 신영복의 『나의 동양고전 독법 : 강의 』서평
민심을 얻는 정치는 가슴으로 하는 정치입니다


진성준 국회의원



신영복 선생의 고전에 대한 성찰과 정직한 깨달음을 읽어가노라면 우리가 처한 문제를 치유하기 위한 중요한 해법이라는 데에 공감하게 됩니다.


이 책은 서구 자본주의의 근본 문제가 <존재론>적 사유체계를 가진 서양 철학의 근본적인 한계에서 비롯되었다고 진단합니다. 이러한 물질문명과 신자유주의의 모순을 치유할 대안은 그가 해설하고 있는 동양고전의 관계론적 철학을 통해 치유될 수 있다는 희망을 선사합니다.


특히 <존재론> 중심의 서구의 철학과 사유 체계로는 문제의 원인조차 밝혀내지 못한 현대 사회의 문제들이 동양 고전의 <관계론>적 접근을 통해서 풀려져 나갑니다.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풀리지 않는 ‘관계’의 문제를 두고 늘 씨름하는 정치인에게 선생의 대안은 사안의 본질을 분별하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귀중한 지혜의 보고(寶庫)입니다.


그 중에서 ‘부끄러움을 아는 사회’의 의미를 강조한 「子曰 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以無恥, 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 - 「爲政」」 (덕으로 이끌고 예로 질서를 세우면 부끄러움도 알고 질서도 바로 서게 되지만, 정형으로 다스리면 형벌을 면하려고만 할 뿐이며 설사 법을 어기더라도 부끄러움이 없다) 에 대한 구절은 정치하는 자세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저자는 이 구절을 강의하면서 “부끄러움이라는 것은 인간관계의 지속성에서 나온다”며,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회는 지속적인 인간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라고 진단합니다. 저는 이 부끄러움의 공식을 정치에 대입해 보았습니다. ‘정치가 부끄러움을 모른다’면 정치가 국민과 완전히 단절되고, 버림받았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그동안 우리 정치가 국민 앞에 부끄러운 일을 많이 하면서도 그 부끄러운 것을 몰랐다는 사실에서 정치가 얼마나 국민으로부터 멀어져 있는가를 깨닫게 됩니다.


또 하나 제가 주목한 부분은 ‘오래된 미래’라는 화두입니다. 고전이 말하는 미래는 결코 이질적이거나, 외계에서 온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미래는 과거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통일체이자, 과거에서 잉태되어 오늘을 거쳐 자라나는 ‘오래된 미래’입니다. ‘오래된 미래’가 의미하듯 신영복 선생의 동양고전에 대한 깊은 성찰과 날카로운 재해석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할 근본 방향을 제시합니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하면 「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라는 구절입니다. 이 구절은 “군자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지배하려고 하지 않으며, 소인은 지배하려고 하며 공존하지 못한다”고 해석합니다. 저자는 이 구절을 "화의 논리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관용의 논리이면서 나아가 공존과 평화의 논리입니다. 그에 비하여 동의 논리는 지배, 흡수, 합병의 논리입니다”고 해설합니다.


정치적 반대자를 적으로만 간주하는 무관용의 불통정치를 종식하고, 증오와 미움에 막혀버린 남북관계를 풀어가기 위해 이 시대가 지향해야할 가치는 바로 논어가 말하는 ‘和而不同’의 정신 곧, ‘평화와 공존의 정신’임을 깨닫게 합니다.


끝으로 저는 선생의 책을 통해 ‘민심을 얻는 정치는 가슴으로 하는 정치’라는 깊은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신영복 선생은 “한 사람의 사상에 있어서 가장 중심에 있는 것은 가슴(heart)이다”라고 강조합니다.


동양의 주옥같은 사상이 머리가 아닌 가슴에서 나왔다는 저자의 성찰에서 ‘정치’도 가슴으로 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제가 정치를 시작하면서 늘 다짐해왔던 ‘뜨거운 정치’가 이 책이 말하는 ‘가슴으로 하는 사상’과 일맥상통한다는 사실에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주변에 가득 차 있는 모순에 때로는 분노하고 답답해 하지만 답을 찾지 못해 헤매는 모든 이에게, 특히 민심을 얻고자 끊임없이 고뇌하는 정치인들에게 신영복 선생의 <강의>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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