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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일 2016-01-19
미디어 매일신문_황환수

[매일춘추] 신영복 선생님


신영복 선생님이 타계했다. 이승의 감옥살이에서 진정으로 해방됐다. 고인이 걸어온 지난 발자취를 되새겨본다. 20대 청년 시절에 붙잡혀 감옥에서만 꼬박 20년을 넘게 지냈다. 20대 청년이 40대 후반의 장년이 돼 세상으로 걸어 나왔다. 선생님의 지난 시간은 늘 현대사의 혼란과 궤를 함께했다. 남북이 끊어진 시대적 상흔은 적과 동지의 이분법적인 사상을 강요했으며, 개인의 사상적 동요에는 가차없이 테러 수준의 보복을 감행했던 시절이었다. 이 같은 이념의 분위기는 항상 시범 케이스를 갈망했다. 한 시대를 채색한 양심수가 그것이다.


선생님이 감옥에 갇힌 시대적 배경은 1960년대이다.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로 매긴 잣대는 세월의 변화에 조응하지 않고 20년의 시간을 가두는 것으로 제 역할을 다하는 듯했다. 그러나 선생님은 감옥이라는 공간에서 세상을 향해 외치기 시작했다. 가족에게 쓴 편지는 수신자가 부모님이나 형수나 계수씨일 뿐, 실상 내용은 이 나라 모든 부모와 형제자매에게 향하는 메시지였다. 옥중에서 쓴 편지글 모음은 지난 1998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제목으로 공개됐다.


선생님의 편지글은 다산 정약용의 강진 유배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다산이 아들에게 “폐족이 된 마당에 무엇이 꺼릴 것이 있느냐”며 “과거에 응시하지 않아도 되는 바로 이 시점이 진정으로 학업에 매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호통 친 편지 내용은 세대를 달리하는 시간적 편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비정신의 맥을 잇는 큰 줄기를 보는 듯했다. 억압적이고 제한된 환경을 오히려 지성 탐구를 위한 기회로 활용한 두 분의 족적이 가슴이 아리도록 아프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선생님의 출소 이후 궤적은 후학을 위한 교육과 강연이 대부분이었다. 성공회대 교수로서 교단에 섰고 다양한 인문학적 책들을 출간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손을 놓지 않았던 저서 ‘담론’을 남겨두고 자택에서 숨을 거두었다. 시대의 큰 지성이 타계한 사실에 대해 우울함이 밀려든다.


선생님의 옥중 편지 중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 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 사람을 단지 37도의 열 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 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 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입니다.” 한계에 맞닥뜨린 환경에서도 인간의 존엄이 무엇인가를 고민했던 선생님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려 더욱 슬퍼지는 요즘이다. 당연지사로 여기던 햇볕과 달빛 모두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일깨워 준 선생님은 정작 오랜 감옥 생활의 후유증으로 피부암에 걸려 말년에 큰 고통을 안고 돌아가셨다는 대목에서는 마침내 주저앉아 울고 말았다.


황환수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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