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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일 2016-11-27
미디어 경향신문

[이강오의 내 인생의 책](1)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신영복

이강오 | 서울 어린이대공원 원장


ㆍ‘관찰’에서 시작되는 변화


20대 중반 만난 이 책은 지금도 힘들고 지칠 때 꺼내 보는 책이다. 만나는 누군가에게 책을 선물로 줬다가 다시 사서 책꽂이에 꽂아놓길 반복하였다.


여름감옥에서 동료가 36.5도의 동물이 되고, 겨울감옥에서는 이웃이 36.5도의 난로가 될 수 있음을 통해 나는 숨겨져 있는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고, 또 공동체에 대한 희망을 발견한다.


신영복 선생의 글을 관통하는 것 중 하나는 모든 일에 양면성이 있고 정반합의 변화과정이 있다는 것이다. 비좁은 공간에 갇혀 반복적인 일상을 보내는 감옥이지만, 그가 감옥에서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는 ‘작은 사물에도 온 우주가 담겨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반대로 불야성 같은 거대 도시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종종 4계절의 변화도 잊고 살고, 길가의 작은 일에 멈춰 서서 관찰하길 꺼린다.


내가 딛고 있는 땅에 대해 무감각하면서도 항상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 무엇인가 거대한 일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고 곰곰이 생각하는 것에서 변화는 시작된다. 그의 사색에는 이런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우리는 집을 그릴 때 지붕부터 그리지만, 목수는 주춧돌부터 그린다.” 생각을 혁신하거나 삶의 태도를 바꾸기 위해 엄청난 공부를 하거나 대단한 결심을 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자세히 관찰하는 것은 모든 변화의 시작 혹은 토대가 될 수 있다.


인간은 말하고 생각하는 동물이다. 어떤 가치관을 갖는가와 어떻게 말하는가가 그 사람의 실체이다. 정제되어 있어 묵직한 그의 글을 읽을 때마다 말하고 쓰기 그리고 생각하기를 배우게 된다.



경향신문  2016-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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