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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일 2001-10-13
미디어 남해인터넷뉴스 정현태
남해인터넷뉴스

"튼튼한 인간관계가 운동의 성과보다 더 중요하다"

- 신영복 선생님 NGO활동가대회 강연 요약

 ◇ 신영복 선생님의 강연 모습.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2일부터 13일까지 남해스포츠파크 일원에서 '제1차 전국활동가대회'를 개최했다. 이 대회 기간 중 연대회의는 성공회대 사회교육원에서 정치사상사를 강의하고 있는 신영복 선생님을 초청해 '활동가들의 삶과 철학'이라는 주제로 강연마당을 펼쳤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 나무야'등 저서로 우리들에게 영혼의 깊은 의미를 던져주었던 신영복 선생님의 강연은 20여년 간 옥살이를 하면서도 굽히지 않았던 송죽같은 절개와 사고의 깊이를 담아 활동가들의 심금을 울려 주었다. 다음은 신영복 선생님의 강연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반갑습니다. 서울에서는 못 보다가 먼 남해에 와서 보게 됩니다." 신영복 선생님의 강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여기 앞 현수막에 활동가가 살아야 운동이 산다'라고 적혀 있는데, 활동가가 살아야 운동이 살고 운동이 살아야 우리 사회가 살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변화와 변혁을 바라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하느냐 하면,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들의 변혁역량이 매우 취약하다는데 합의가 되어야 합니다."

"한때 우리 활동가들은 집회에 나오는 사람들의 숫자로 역량을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변혁역량의 질적인 평가 기준은 그것이 조직화된 역량이냐와 그 조직화된 역량이 어떤 형태로 연대하고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이 목표가 크다고 해서 그것이 곧 바로 역량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노자. 여러분 아시죠? 노자의 철학은 한마디로 물의 철학입니다. 남대문시장에 한번 나갔더니 '값싸다고 물로 보지마' 이렇게 적어 놓았데요.(일동 웃음) 물의 철학은 한마디로 약자의 철학입니다. 춘추전국시대 부국강병책 일색이었던 그 시절, 노자는 민초들의 철학, 민초들의 전략 전술로 물의 철학을 내 놓은 것입니다. 물은 낮은 곳으로 내려갑니다. 그래서 능성기대(能成其大)! 능히 큰 것을 이룬다는 것입니다. 바다의 어원은 '받아들인다'에서 온 것입니다. 우리들의 힘이 커지려면 바다처럼 자꾸 받아들여야 합니다."

 ◇ 튼튼한 인간관계를 강조하는 신영복 선생님.
"다음으로 취약한 역량을 소통시키고 보다 높은 단계로 조직화하기 위해서는 '연대'를 실현해야 합니다. 학교 메일 박스에 모든 단체들이 왜 그렇게 많은 유인물을 보내는지 의문이 갑니다. 이것은 내 단체를 강한 존재로 키워가려는 전근대적인 패러다임에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연대를 할 때는 반드시 자기보다 약한 쪽과 연대를 해야 합니다. 낮은 곳으로 연대하는 하방연대(下方連帶)와 덜 진보적인 단체와의 우방연대(右方連帶)를 강화해야 하며, 좌방연대(左方連帶)는 안됩니다. 보다 진보적인 단체와 덜 진보적인 단체의 연대에서는 진보적인 단체가 양보를 해야 합니다. 덜 진보적인 단체는 자신의 최대치를 제시했기 때문에 늘 진보적인 단체에서 양보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시대 우리 역량에 맞는 철학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붓글씨를 쓰다보면 한 획을 잘못 그었을 때, 어떤 사람들은 다른 종이에다 새롭게 쓰지만 나처럼 붓글씨를 잘 쓰는 분들은(일동 웃음) 일단 비상사태를 선포합니다. 그리고는 다른 글씨와 전체 흑백의 조화 속에서 글씨를 완성합니다. 낙관조차도 이렇게 해서 전체와 긴밀한 연관을 가지고 글을 쓰면 마치 하나를 떼어 내면 무너질 것 같은 긴장과 조화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람의 힘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나옵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을 강철처럼 키우려는 전근대적인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관계속에서 자신을 키우려는 패러다임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 중에서 운동의 길에 끝까지 남는 사람들은 뛰어난 진보성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 안하면 친구 보기가 미안해서 참여했던 사람들임을 보게 됩니다. 이웃에 대한 고려와 미안함으로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관계성 속에서 사는 사람들입니다. 일하는 다른 사람들과의 튼튼한 인간관계를 만들어 내는 것은 운동의 성과보다도 더 중요합니다.
목표를 세우고 어떤 방법으로든 이것을 달성하면 된다는 논리는 파시스트의 논리입니다. 인간관계 속에서 작지만 튼튼한 진지를 구축해서 어려울 때는 방어의 진지가 되고 역량이 있을 때는 공격의 거점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운동을 생활화하고 긴 호흡으로 삶을 사는 것이 필요합니다."

신영복 선생님의 강연이 진행되는 동안 전날 축구대회와 늦은 시간까지의 술잔치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숨소리조차 죽이고 강연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강연이 끝났을 때 우레와 같은 박수가 함성처럼 터져나왔다.

<정리 정현태 jht@namhae.net>


남해인터넷뉴스 2001.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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