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으로부터의사색][독후감]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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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일 2007-02-07
미디어 경향신문 조희연교수

[책읽기 365]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는 가끔 불경스럽게도, 성철스님이 “산은 산이 아니요, 물은 물이 아니다”라고 하셨어도 감동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말과 글은 그 텍스트 자체보다도, 화자(話者)와 필자(筆者)의 삶의 깊이에 따라 다른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돌베개)에서 얻는 감동과 깨달음도 이런 것이다. 20년 20일을 ‘정보가 제로인’ 감옥에서 살면서 자신의 생각과 상념을 적은 일종의 서간집인 이 책은 겨울철 깊은 우물에서 길어올린 시린 샘물 같다. 우리의 역사, 현실, 삶, 인생에 대한 신영복 선생만의 독특한 성찰적 지혜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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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대면할 때면, 절망이 압도했을 법한 삶의 한계지점에서 인간이 이렇게 사색할 수 있구나 하는, 환희어린 놀라움 같은 것을 느낀다. 책은 수상록 같은 것이 아니라, 엄혹한 역사적 중압에 개인이 응전하면서 길어낸 어떤 역사적 지혜 같은 것이다. 소재는 매일 반복되는 노동 속에서, 매일 마주 보는 감방 동료들과의 부대낌 속에서 마주하는 소소한 일상적 삶이다. 거기서 저자는 우리를 부끄럽게 하고, 무릎을 치게 하고, 때로는 빙그레 웃음짓게 한다.

나는 요즘 ‘진보의 깊이’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다. 독재와 반독재의 경계, 보수와 진보의 경계, 호남과 영남의 경계, 박정희와 반(反)박정희의 경계, 지식인과 대중의 경계를 넘어 울림을 갖는 진보의 깊이 말이다. 신영복의 깊은 사색에는 그런 경계들을 뛰어넘는 것들이 있다. ‘전환적 위기’를 겪는 한국사회의 치열한 갈등을 보면서, 이 책을 다시 펼쳐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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