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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일 2015-12-26
미디어 경향신문

[책과 삶]이름만으로도 믿음과 기대…‘이후’가 기다려진다


2015.12.26 경향신문 백승찬·김여란 기자



ㆍ2015 경향신문 선정 올해의 저자


 
이름값만으로 책의 품질을 담보하는 저자들이 있다. 출판사는 이런 저자를 잡기 위해 경쟁하고, 독자들은 ‘예약 판매’ 상태에서 구매 버튼을 누른다. 2015 출판계에는 기존의 믿음직한 저자와 향후 저작이 기대되는 신진 저자를 고루 만날 수 있었다. 첫 책엔 아쉬움이 있었지만, 다음 책이 더 기대되는 저자도 있었다. 경향신문은 올해 주목할만한 10명의 저자들을 선정했다. 놀라운 다산의 작가도 있고, 오랜 침묵 끝에 돌아온 저자도 있다. 공통점은 빨리 다음 책을 내달라고 청하고 싶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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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 담론 - 오늘의 맥락으로 불러낸 동양고전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74)는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20년간 옥고를 치렀다. 그래서 본격적인 사회 경력은 타인보다 짧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조급해하지 않는 것 같다. <담론>(돌베개)은 그가 <강의>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저작이다. 지난해의 강의 녹취록, 강의 노트를 저본으로 한 <담론>은 <시경> <주역> <논어> <맹자> 등 동양 고전들을 오늘의 맥락으로 불러냈다. “동양고전 공부는 결국 시대 현실에 대한 관심, 당대 과제에 대한 성찰과 연관”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의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도 행간에 스며 있다. 독자들은 이 진중한 사유의 모음집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었다. 책의 부제가 ‘마지막 강의’라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박해천 | 아수라장의 모더니티·확률가족 - ‘비평적 픽션’에 담은 의식의 풍경


박해천 동양대 교수(44)의 글쓰기 방식은 특이하다. 스스로 ‘비평적 픽션’이라고 이름 붙인 이 글들에선 1960년대의 이층 양옥, 1970년대의 아파트가 화자로 등장하곤 한다. 사물을 의인화한 소설인가 싶지만, 이 글은 당대의 신문, 논문, 소설 등 다양한 자료에 바탕을 둔다. 그리고 당대의 공식 역사를 넘어선 의식의 풍경을 보여준다. 문학이나 논문이 가닿지 못한 지점이 그의 글에서 드러난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아파트 게임>에 이은 ‘콘유’ 3부작의 마지막 편인 <아수라장의 모더니티>(워크룸프레스)는 탱크, 폭격기, 포니 자동차의 출현으로 한국 사회에 드러난 모더니티의 흔적을 살핀다. 이런 형식의 글을 쓸 사람은 한 명밖에 없다. 3부작 이후의 작업이 기대되는 저자다.


■주강현 | 환동해 문명사 - ‘동해’의 지평을 넓힌 거시적 시선


동해는 넓다. 단순히 한반도, 러시아, 일본에 둘러싸인 바다가 아니라, 오호츠크해와 캄차카반도, 그 너머 북아메리카와 연결되는 베링해까지 아우르기 때문이다. 주강현 제주대 석좌교수(60)는 3년 만에 내놓은 성인용 단독 저작인 <환동해 문명사>(돌베개)에서 동해의 역사적·지리적 지평을 넓힌다. 그가 제시하는 환동해 문명은 특정 국가, 특정 문명의 전유물이 아니다. 환동해를 무대로 흥망성쇠한 한국,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국가, 러시아가 때로 다투고 때로 무역하며 일구어낸 문명이다. 해양사·문화사·생활사·생태학·민속학·고고학·미술사·신화학을 아우르는 거시적 시선을 전한다. 그는 일년의 절반은 자료 더미에 묻혀, 나머지 절반은 바닷가를 떠돌며 산다고 한다.


■309동 1201호 |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 착취의 상아탑 ‘지방시’ 떠나 새 삶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은행나무)를 펴낸 지난달, 지방대 인문학 시간 강사인 32세의 그는 대학원생 시절을 보낸 집 주소인 ‘309동 1201호’라는 필명 뒤에 정체를 감춰야 했다. 그는 주 2일은 시간강사, 주 3일은 맥도날드 아르바이트를 했다.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는 곳도, 4대 보험을 제공하는 곳도, 일하다 다쳤을 때 치료비를 내준 곳도 학교가 아닌 맥도날드였다. 얼마 전 그는 ‘나의 모든 것’이라는 대학을 떠났다. 저자의 정체를 알아챈 동료 연구자들이 책을 일종의 내부고발로 받아들여 사과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박사 학위, 교수 자리에 대한 미련을 접고, ‘대학 바깥의 연구실’에서 새 삶을 살기로 했다. 김민섭이라는 본명을 찾은 그의 삶과 글을 응원한다.


■진주현 | 뼈가 들려준 이야기 - 다채로운 이력 드디어 빛을 발해


진주현 박사(37)의 이력은 독특하다. 미술사 전공으로 대학에 입학했다가, <최후의 인간 루시>를 읽고 인류학으로 방향을 틀었다. 인류학 박사가 된 뒤에는 세계 각지의 발굴 현장에서 고대 인류의 뼈를 찾아 나섰고, 현재는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기관에서 미군 유해를 분석하고 있다. 심지어 드라마 속 과학수사대처럼 범죄 현장도 분석한다. <뼈가 들려준 이야기>(푸른숲)는 분야를 아우르는 저자의 다채로운 이력이 빛을 발한 책이다. 흥미진진한 과학적 사실이 있고, 가슴 저미는 사람들의 사연이 있다. 뼈에 얽힌 수많은 정보와 이야기들을 쉽게 전하는 글솜씨도 일품이다. 인문학과 자연과학, 과거와 현재가 그의 글에서 사이좋게 만난다. 좋은 중간 저자가 나타났다.


■이정모 | 공생 멸종 진화·과학하고 앉아있네 외 - 과학과 대중 연결하는 ‘광폭행보’


이정모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52)이 올해 내놓은 책은 11권이라고 한다. 신간 4권(공저 포함), 재간 4권, 번역서 3권이다. 좋은 과학책의 추천사에서는 어김없이 그의 이름을 볼 수 있다. 분야를 막론하고 다산성으로 따지면 따라올 이가 많지 않다. 박물관 일에 각종 강의까지 포함하면 언제 글을 쓰나 싶지만, 그가 지향하는 역할이 과학과 대중을 연결하는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라는 얘기를 들으면 그 광폭행보가 이해된다. 이정모 관장은 최재천·정재승 이후 한동안 뜸하던 교양 과학서 시장의 확실한 필자로 등극했다. 서민 단국대 교수는 과학 대중화에 혁혁한 공을 세운 그를 위해 “평생 관장을 시키도록 서명운동이라도 해야 한다”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제안을 전하기도 했다.


■장강명 | 한국이 싫어서·댓글 부대 외 - 사회 담론 읽어내는 감각 독보적


장강명씨(40)는 올해만 소설 3권을 출간했고, 2년여 동안 이름난 문학상 3개를 연달아 받았다. <한국이 싫어서>는 뜨거웠던 ‘헬조선’ ‘탈조선’ 담론을 청년의 시점에서 반 발짝 앞서 짚어내 호응받았다. 국정원 대선개입에서 모티브를 얻어 온라인 댓글조작을 다룬 <댓글부대> 출간 직후에는 공교롭게 강남구청 댓글부대 논란 의혹이 사회를 달궜다. ‘지금, 이곳’에서 무엇이 가장 첨예한 문제인지 읽어내는 감각과 발빠른 부지런함에서 장씨는 독보적이었다. 사회적 소재만이 아니라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에서는 죄와 용서, 사랑 같은 주제를 섬세한 필치로 그려냈다. 장씨는 SF를 다룬 전작이 있고 논픽션도 낼 예정이다. 그가 앞으로 보여줄 성취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이성복 | 무한화서 외 - 시와 삶이 아무런 차이가 없더라


이성복씨(63)는 1977년 데뷔 이래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아, 입이 없는 것들> 등 시집 7권을 내왔다. 40년 세월 동안 그의 시는 언제나 힘이 셌다. 올해 그는 시론집 <무한화서> <극지의 시> <불화하는 말들> 3권을 동시에 냈다. 시론이라 이름 붙었지만, 삶에 뿌리박은 비유를 곧잘 드는 문장들은 인생론으로 뻗는다. 결국 “시와 삶이 아무 차이도 없음”을 시인은 보여준다. 몇 줄짜리 경구나 시의 모양새로, 산문 형식으로 실린 시인의 말은 다시 또 시와 다를 게 없다. 시인의 목소리는 친근하지만 진지한 사유와 자세는 언제나 꼿꼿하다. 지난해에도 그는 미간행 산문, 대담, 초기 시를 모은 책 3권을 냈다. 시란 ‘끝없이 실패하는 형식’이라는 그의 시와 시론을 계속 보고 싶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체르노빌의 목소리 외 - 전쟁·재난 속 ‘감정과 영혼의 역사


2015년 노벨문학상은 산문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67)가 차지했다. 산문작가가 노벨상을 받은 것은 처음으로, 이번 수상은 문학의 본질에 관한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벨라루스 기자 출신인 그는 사회주의 사회에서 전쟁과 자살, 재난을 겪은 평범한 사람들 수백명의 목소리를 기록해 왔다. ‘감정과 영혼의 역사’로 평가받는 그의 글은 인터뷰이의 목소리, 울음과 비명을 극화 없이 육성대로 전한다. 그게 실제 삶에 가장 가까이 가는 문학적 방법이라 믿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전쟁을 겪은 여성 200여명의 인터뷰집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체르노빌 원전 참사를 경험한 이들의 삶과 죽음을 담은 <체르노빌의 목소리: 미래의 연대기>가 번역돼 있다.


■손아람 | 디마이너스 - ‘청춘 소설’ 수식어 가장 잘 어울려


손아람씨(35)는 올해 세 번째 장편소설 <디 마이너스>를 펴냈고, 그의 전작 <소수의견> 영화각본으로 청룡영화제 각본상을 받았다. <디 마이너스>는 ‘현재사’에 가까운 21세기 서울대 운동권 이야기다. 한국 보수가 ‘잃어버린 10년’이라 부르는 김대중·노무현 집권 10년간 보수가 아닌 이들은 무엇을 잃었는지 밝히는 책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청춘소설’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책이다. 자폐적이고 약한 청춘이 아니라 세상의 전위에서 자기 외에 다른 무엇에 맞서본 적이 있는 청춘들의 이야기다.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손씨지만 <디 마이너스>와 <소수의견>을 읽은 독자라면 다음 소설을 빨리 써주기를 바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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