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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화 의미 담은 교도소 역사의 아픈 기억 간직


<기획> 하늘닮은 전북, 하늘담은 문학<31> 전주교도소


새전북신문 2014년 07월 09일 (수)  이종근 기자



전주교도소 이전 사업이 결국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전주시가 최근 교도소 이전에 대한 후보지 공모를 한 결과, 적정 후보지가 단 한 곳도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교도소 이전은 전주시가 법무부에 최초 건의를 한 2002년 이후 12년 동안 제자리만 맴돈 셈이 됐습니다. 특히 이번 공모사업은 교도소 이전에 대한 전국 최초 첫 공모 사례라 잘 진행되리라 예상했던 전주시로선 당혹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따라서 이전 후보지에 대한 재공모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일상 생활에서는 감옥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더 많으나 법률용어는 교도소입니다. 원래는 '형무소'라고 불렀지만, 형무소라는 용어 자체가 일본에서 건너온 말인데다, 감옥의 의의를 형 집행에서 범죄자 교화로 바꾸면서 용어를 고치게 되었습니다. 감옥이라는 용어 자체는 대한제국의 형법 집행관청이었던 '감옥서'를 고친 이름에서 유래하였으며, 은어로 깜방, 빵, 큰집, 학교, 국립호텔(...)?로도 부릅니다.

'아버님 전상서//어제 이곳 전주교도소로 이송되었습니다./전주로 오는 호송차 속에서 지난 15년간의/대전교도소 생활을 돌이켜보았습니다. 대전교도소는/저의 30대와 40대의 전반을 묻은 곳이지만/한편 제게 귀중한 깨달음과 성장을 안겨준/곳이었습니다. ...아버님께서는 혹시 이송과 갑작스런 생활의 변화가 제게 많은 어려움을 주는 것이 아닌 가 걱정하시기 않으시길/바랍니다./몇 년 동안의 징역살이쯤 별로 대수롭지 않는 굵직한 신경이 지난 10수년간 키워온 우리들의 능력의/하나입니다.... 1986년 2월 20일 전주에서 영복 올림)'

우리 시대의 지성인 신영복. 그가 20년 20일 동안 감옥에서 쓴 230여 편의 봉함엽서와 조각글입니다. 철필로 새긴 듯 또박또박 눌러 쓴 고뇌 어린 글씨와 여백을 이용해 그려넣은 작은 그림이 영인본이 아니고서는 느낄 수 없는 세월의 깊이와 감동을 생생하게 전합니다. 신영복이 사형선고를 받은 때는 1969년. 남한산성 육군교도소에 수감됐습니다. 그는 이때부터 1988년 8월 15일 전주교도소에서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할 때까지 옥중생활 전 기간의 기록을 남겼습니다.


'전쟁이 일어난 며칠 후 이곳 전주형무소에 헌병대가 들이닥쳐 수감중인 사상범 등을 몽땅 트럭에 싣고 가 학살해 버렸다는 것이다. 수감자를 겹겹이 포개듯이 가득 실은 트럭이 줄지어 가는 모습을 보고 전주 사람들은 말할 수 없는 공포감에 빠졌고, 아직도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하였다.(류춘도의 '벙어리새)'

1950년 6월 28일부터 20여 일간 벌어진 전주교도소의 아픈 기억입니다. 복역 중이던 좌익 정치, 사상범 1,600여 명이 지금의 농협전북 본부와 구 완주군청, 소리개재(솔개재), 황방산 등으로 끌려가 총살되어 암매장되었다고 합니다. 1908년 광주감옥 전주 분감으로 설치된 전주교도소는 지난 1972년까지 진북동 큰모래내에서 전주동초등학교 가는 길목에 있었다고 하네요. 이 해에 전주시 평화동에 들어선 전주교도소는 11만㎡ 규모로 당시 도심 외곽에 자리했지만 최근 급격한 도시 팽창으로 재산권과 주거환경 개선 등을 주장하는 주민의 이전 요구가 잇따랐지만 이번에 실패를 했군요.

'(중략)인후동 큰 모래내에 사는 대부분이 하루 벌어 하루 먹는 하루살이들로 이루어져 있는 변방의 동네인 데다가 간수들 역시 어린 날을 보냈던 일제시대, 그 시절에 곡물을 강탈당하여 먹을 게 없던 날들을 겪었을 터인즉, 혹은 육이오 전쟁을 통해 풀죽도 제대로 먹지 못하던 시대를 살면서 허기에 관한 어린 싹들의 고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형무소 부근 후미진 동네의 그리고 그네들 자식들의 어깨겯이인 배곯는 조무래기들이 무며 배추속을 캐먹을 적이면, 짐짓 딴청 부리듯 외면을 해 준 관대함을 가졌을 거라고 짐작을 하지만....' (한상준의 소설 '비탈에 서서')


'진밧다리를 지나자 우리는 잠시 서서 형무소 죄수들이 일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죄수들은 흙을 가득 실은 무개화차(無蓋貨車)를 이제 언덕으로 밀어올리기 위해 숨을 가다듬는 모양이다. 이 화차를 우리는 '도로꾸'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 도로꾸는 비록 형무소 것이지만 우리 모래내의 명물이기도 하다. 탄광 같은 곳에서 석탄을 실어 나르거나 역 주변에서 겨우 볼 수 있는 이 차를 반데미 사람들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이병천의 소설 '모래내 모래톱')

1981년 '부림사건'으로 10년형을 언도 받은 소설가 김하기는 1988년 12월 가석방으로 출감한 이듬해, '살아있는 무덤'(창작과 비평)을 발표했습니다. 이 작품에는 1982년 전주교도소 특별사동 4사의 살벌함이 묘사됩니다. 휴전선을 넘어와 남한에서 단 하룻밤 잔 죄로 만 36년하고 일주일을 감옥에서 살다 6·15 남북정상회담으로 북녘 고향에 송환된 최하종씨를중심으로한 이야기입니다.

소설가 정도상은 1987년 전주교도소에서 수감중 소설을 쓰기 시작하여,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단편소설 '십오방 이야기'를 발표하던중, 같은 해 6월항쟁으로 사면 복권됐습니다.

촉망받던 은행원인 앤디 듀프레인(팀 로빈스역)이 자신의 아내와 정부를 살해한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되어 탈출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미국 영화 ‘쇼생크탈출’은 범죄인의 처우를 담당하고 있는 보호관찰관으로서 범죄인의 사회내 처우의 중요성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 중의 하나입니다. 영화속에서 무고한 죄로 악명 높은 쇼생크 교도소를 20년만에 탈출하게 되는 주인공인 앤디, 부정과 비리로 결국은 자살하게 되는 교도소장의 이야기보다는 레드(모건 프리먼역)가 교도소에서 40년간 복역한 후 가석방 돼 상점에서 일을 하며 사장의 지시가 있어야만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는 장면, 사회에서 무기력감을 느끼며 자살을 생각하는 장면 등은 최근 우리 사회의 출소자들의 재범률과 누범률의 증가 현상과 맞물려 효과적인 범죄자 처우가 무엇일까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영화속 레드가 희망을 가지고 앤디를 만나러 갔던 것처럼 우리 사회도 범죄인들이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죄와 벌’은 인간사회가 있는 어떤 곳이든 늘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관심사였습니다. 구약성서 ‘창세기’에서 제일먼저 언급한 주제는 ‘죄와 벌’입니다. ‘죄와 벌’은 범역사적 주제 일뿐만 아니라 인간 실존의 이슈입니다. 그래서 ‘죄와 벌’은 현대인을 늘 따라다니는 세 개의 그림자 즉 두려움, 불안 그리고 무의미의 실체인지도 모릅니다.     /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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