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는 봄이 올 때도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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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는 봄이 올 때도 되었습니다
계수님께


지난번 접견 생각하면 화, 민, 두용이 곤하고 배고파하던 모습 눈에 선합니다. 교도소와 작은아버지에 대한 실습이 너무 가혹했다 싶습니다.
소지품 챙기다가 아버님 편지, 형수님 편지, 계수님 편지 다시 읽어봅니다. 여러 사람들의 걱정과 수고에 의하여 나의 징역살이가 지탱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징역을 나 혼자 짐지고 있거니 하는 생각은 자만입니다.
큰 추위 없이 벌써 입춘입니다. 대가 치르지 않고 득물(得物)한 듯 공연히 미안한 마음입니다.
하기는 봄이 올 때도 되었습니다.

 

 

1986.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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