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참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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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참새
형수님께


새벽 참새가, 엽탈(葉脫)한 초동(初冬)의 고목(枯木) 가지를 흔들며 폴폴 고쳐 앉기도 하다가, 어느새 처마 끝 함석 물받이에 놀라 발톱소리 섞어 짹짹거리기도 하다가, 무슨 맘인지 후딱 던져진 공같이 덜 샌 하늘을 가르고 지붕 너머로 사라지기도 하며……, 조용한 아침에 최초의 활기를 줍니다.
엄마 없는 아이야, 참새하고 놀아라. 참새의 친구는 원래 엄마 없는 아이였던 모양입니다만 교도소의 참새는 새벽마다 그 작은 가슴을 창공으로 열어 우리의 닫힌 마음을 깨우는 수인들의 친구가 되고 있습니다.
들판의 아이와 도시의 아이 사이에는 산토끼와 집토끼, 강과 운하, 하늘과 창문의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도시가 문명의 중심임은 사실이지만 문명 가운데에는 그 필요는 사라지고 전통만 남아 도리어 적응과 굴종을 요구하는, 사람이 그것을 위해 복무하는 그런 문명도 없지 않습니다.
자연을 보러 가서 인공(人工)을 만나고 오는 서울 사람 속에서 우용이와 주용이는 얼마만큼의 자연과 더불어 자라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1980.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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