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新行) 기념여행을 기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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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新行) 기념여행을 기뻐하며
아버님께


그간 가내 두루 평안하시리라 믿습니다.
지난번 편지에서 자세히 말씀해주신 '53회 신행 기념여행'(?)은 흐뭇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반려와 행선지가 있는 여행을 흔히 인생에 비유하기도 합니다만 칠십 평생을 돌이켜보시는 아버님의 여행을 읽고 저는 그것이 단지 사적(史蹟)이나 승지(勝地)의 완상(玩賞)이기에 앞서 인생에 대한 어떤 숙연한 관조가 아니었을까 하는 느낌입니다.
겨울이 또 다가오고 있지만 이곳의 저희들은 여전히 건강합니다. 다만 '여전한' 생활 속에 '여전한' 내용이 담기면 담긴 채 굳을까 걱정입니다.
고인 물, 정돈된 물, 그러나 썩기 쉬운 물. 명경같이 맑은 물, 얼굴이 보이는 물, 그러나 작은 돌에도 깨어지는 물입니다.

 

1976.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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